충북지역 정치인 10여명 가맹단체장으로 활동중

1980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프로야구가 시작됐다. 당시 3S(Sex,Sports,Screen)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비난을 샀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는 정치와 스포츠가 동거하는 시대로 변했다. 지금은 정치인들이 스포츠인사와 교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인이 스포츠단체장을 맡는 경우가 일반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이며, 올림픽이며, 정치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젊은 층 입문 두드러져

▲ 손인석 배구협회장
충북지역에서 지방의회에 입성했거나 정치에 도전하는 사람가운데 10여명이 경기단체장을 하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의 경우 충북체육회의 47개 가맹경기단체 가운데 8개 단체의 수장이 정치인이거나 정치지망생들이다.

이중 현직으로는 유일하게 최재옥 도의원(54)이 충북씨름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정치인들로는 손희원 수영연맹회장(49), 김영식 축구협회장, 박한석 야구협회장(37), 손인석 배구협회장(37), 변상태 우슈협회장(51), 정우철 수중협회장(48), 박기호 스쿼시연맹회장(45)등 7명이다. 이중 손희원 회장의 경우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에서 모두 3회나 도전했지만 낙선했으며, 나머지 회장들도 낙선을 한 경험이 있거나 선거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정우철 수중협회장은 홍재형의원의 오른팔로 지난 지방선거때 열린우리당 출신중 가장 선전한 인물로 항상 지방의회 도전 0순위 인물로 꼽히고 있다.

생활체육에서는 도의회 의원들의 포진이 눈에 띈다. 충북생활체육협회장에는 오장세 전 도의회의장(53)이 자리잡고 있으며, 김화수의원(50) 등이 활동하고 있다.

▲ 손희원 충북수영연맹회장
특히 최근에는 30~40대 정치신인들의 사회등용문으로 인기를 모으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박한석 야구협회장은 박재수 전 도의원의 아들로 대를 잇는 정치지망생으로 차기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으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인석 배구협회장은 이미 광역의회 선거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비례대표에 오른바 있으며, 중앙당 부대변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운동실력, 정치성적과는 별개

그러나  정치인들의 운동실력은 별개라는 후문이다. 스스로는 해당 종목을 잘한다고 말하지만 주변의 평가는 '글쎄요'인 경우가 많다.

종목 선택도 자천보다 타천인 경우가 많다는게 특징이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종목을 선택했다기 보다 주변 지인들의 부탁이나 체육회의 권유등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경기단체 대부분이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급한 곳부터 불을 끄다가 정이 들어 눌러앉은 경우도 있다.

▲ 홍재형의원
손인석 충북배구협회장도 이 같은 경우다. 손 회장은 충북체육회로부터 회장취임권유를 받았다. 손 회장이 지난 해 초부터 협회일에 관여하다가 2월에 정식 취임했으며, 이전에는 3년이나 회장이 공석상태에서 협회가 운영됐다.

정치인들이 스포츠단체장을 하는 이유는 사회봉사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인맥구축과 정치이력을 쌓는데도 좋은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점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스스로 정치를 하겠다고 내세우는 경우는 드물다. 한 가맹경기단체 회장은 "정치를 하기 위해 단체장을 한다기 보다 인맥도 넓히고 인생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맹경기단체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후원금 또는 예산기부를 확보해 유망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인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1년에 1000만원부터 수천만원대의 예산을 내는 것이 암묵적인 정석이다.

홍재형.구천서 중도하차

정치인들의 스포츠 진출이 늘 좋게 결론나지는 않았다. 지역이 배출한 거물급 정치인들 가운데도 스포츠와 인연이 깊은 인물로는 홍재형 국회의원(70.청주상당)과 구천서 전 국회의원(58)을 들 수 있다.

▲ 정우철 충북수중협회장
홍재형 의원의 경우 지난 1996년 7월 4일부터 1998년 5월 26일까지 제9.10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지낸 바 있다. 그러나 그는 10대 총재시절인 1998년 5월 종금사 인허가 비리의혹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며 물러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구천서 전 의원은 제21대 대한태권도협회장(2002.2.5-2004.1.14)을 지냈지만 회장 재직시절인 2003년 12월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선거에 폭력배 등을 동원하고, 금품을 뿌린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사실상 정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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