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열 아홉.

낮에는 아직도 불볕으로 여름 기운이 가득한 듯 하지만
해거름에 보면
산 그림자며 지는 해가 쏟아내는 햇살이 왠지 쓸쓸해 보이고
발빠른 단풍들과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미련없이 잎을 떨구는 나무들
그리고 푸른빛이 왠지 어색해보이는 것까지
틀림없는 가을입니다.

어제 하루를 살면서 그런 가을을 마음껏 모셨는데
저녁엔 터키에 가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우가 찾아와
한국교회의 가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을 산은 벌써 열매들이 토실토실하게 여물고
아름다운 단풍이 들기 시작하며
들판 또한 푸짐한 곡식들로 가득한데
오늘의 상황을 볼 때 한국의 교회는 틀림없이 가을인데도
아름다운 단풍도, 푸짐한 결실도 없이
실현되지도 않을 꿈만 꾸는 게 아니냐 싶어 씁쓸한 이야기,

느지막히 잠들었다가 일어난 시원한 아침,
한가위 아침해가 온 누리를 비추고 있고
밖에 나가보니 사람들의 얼굴빛이며 발걸음이 여느 때와 달리 보이는데
이 땅의 전통과 문화가 다 무너진 것 같지만
정서 안에 살아있음을 확인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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