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열 일곱.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몇 해 전부터 붓으로 글씨를 쓰곤 하는데
이게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먹물을 사다가 그대로 그걸로 글씨를 썼는데
물을 조금 섞어서 먹을 갈아 쓰니
글씨 쓰는 맛이 한결 달라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두어 해 전 누가 보고는
먹을 정성껏 갈아야 한다고 말해주었지만
그저 귓등으로 들으며 하던 대로 써왔습니다.
어쨌든 먹을 가는 것은 글씨를 쓰기 위함이었는데
오늘 새벽 먹을 갈다가 문득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먹을 갈기 위해서 먹을 갈고
그러다 먹이 다 갈아졌으면
그 때 글씨를 쓰기 시작해야겠다고,

그게 머리로는 되지만
온 몸으로 그리 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데
이제 알았으니 그리 될 때까지
오직 먹을 갈기 위해 먹을 가는 일에 좀 더 마음을 기울여야지 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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