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곡 1리, “환영하진 않지만, 반대도 않는다”
상곡 2리,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주더라”

축산물공판장이 들어서게 될 음성군 삼성면 상곡리의 주민들이 편이 갈라져 한쪽은 찬성, 또 다른 한쪽은 반대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찬성하는 상곡 1리의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상곡 2리로 편입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평온하던 상곡리 주민들의 갈등을 빚고 있다.

농협은 서울농협축산물공판장(이하 서울축공)을 음성군 삼성면 상곡리 일대에 부지를 매입하여 올해 연말까지 서울축공을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이 일대 주민들이 반대하는 등 여러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당초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농협은 2010년에는 개장을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상곡1리 주민들이 지난해 10월16일 서울축산물공판장 건설 반대를 위해 집회를 갖고 있다.
서울시가 떠밀고 있는 서울축공은 곧 음성군 삼성면으로 이전된다. 얼마 전 서울시가 서울축공의 도축기능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밝혀, 전국축산관련단체, 중도매인협의회, 서울시축산부산물상인협회 등 축산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농협 관계자는 “음성축산물공판장은 10월중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서울시는 계획대로 서울축산물공판장의 도축기능이 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도매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계획대로 폐쇄되면 음성으로 올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도매인들이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는 것이 음성축산물공판장이 아니면 기존의 물량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음성으로 이전될 서울축공을 서울시는 떠밀고, 중도매인들은 붙잡으려 하고 있다. 떠밀려 음성으로 내려오는 축산물공판장이 음성지역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음성축공이 안착할 삼성면 상곡리 일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찬반으로 양분되어 있다.

법정리 상곡리는 새터말와 매일동네가 있는 상곡 1리와 아랫골과 윗골이 있는 상곡2리로 나눠진다. 상곡 1리의 새터말은 축공을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동네는 반대하고 있다. 반대하고 있는 매일동네 주민들은 축공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상곡2리로 편입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곡 1리 하치걸 이장은 “축산물공판장이 양쪽 동네를 이간질했다”면서 매일동네 주민들이“지난 1월부터 분구를 위해 주민들의 도장을 받으러 다녔다”고 말했다.

상곡 2리 박용선 이장은“축산물공판장이 들어설 자리는 상곡 2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곳”이라며 “상곡 2리 주민들을 소외시하는 농협은 상곡 2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갈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축공이 상곡리에 들어선다고 하자, 상곡 1·2리 주민들은 하나같이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16일 농협의 설명회가 있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곡 1리에서는 반대를 위한 항의 집회가 열렸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상곡2리는 이때부터 소외를 받았다는 것.
상곡 2리 박용선 이장은 농협이 상곡 1리 주민의 의견만 듣고, 상곡 2리 주민의 의견을 듣질 않았다고 주장했다.

축공이 들어서게 될 상곡리 일대는 예전부터 상곡 2리 주민들이 임대농을 짓던 곳이었는데, 되레 상곡 1리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는 농협에 반발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박 이장은 “농협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동네만 관심을 기울이니, 2리도 적극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박 이장은 “이제 축산물공판장이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주민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축산물공판장은 필요없다”고 밝혔다.

박 이장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먹거리타운 조성을 요구했다. “상곡리 주민들이 잘살아야 삼성면에 도움이 되는 것이며, 음성군에도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상곡 1리는 축산물공판장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상곡 2리는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고 보다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는 상태다. 축산물공판장 때문에 평온하던 상곡리 주민들이 찬반으로 양분되어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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