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충북도당 도당 사무처장 갈등 장기화

통합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이시종)이 전국에서 부산과 함께 사무처장 공석사태를 맞고 있어 도내에서 6명이나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당답지 않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지난 7월 도당 운영위원회를 통해 김광수 도의원을 사무처장으로 결정하고 중앙당에 건의해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아직까지 도당 사무처장을 정식발령하지 않았으며,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중앙당과 도당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말이 조율이 안된 것이지 도당과 중앙당이 사무처장을 놓고 '대결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대해 민주당 중앙당 사무처측은 "아직까지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공석이며, 조만간 최고위원회 회의때 결정될 것으로 안다"면서 "누가 사무처장이 될지는 백지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당관계자는  "현재 김광수 도의원이 사무처장 역할을 하고 있고, 중앙당 인사의 발령은 거부한다는게 의원들의 합의사항"이라고 밝혔다.

당헌상 중앙당 임명 사실 언급 피해

민주당 당규 제8호 '지방조직규정' 제35조(당무기구)에는 "시·도당사무처장은 중앙당 순환인사를 원칙으로 하며, 당해 시·도당위원장과 협의하고 중앙당사무직당직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무총장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 중앙당이 박영호 전 중앙당 정책국장을 발령하려고 하자, 도당이 김광수(62) 도의원(전 사무처장)을 내세우면서 반격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충북도당이 사무처장 임명을 놓고 중앙당에 반기를 든 이유는 정대표에 대한 서운함의 표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 대표 선출에 충북출신 의원들이 도움을 줬는데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열매를 나눠먹지 못한데 대한 반발의 표시라는 것이다. ‘정세균 때리기’의 무기로 사무처장직을 내건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박 전 정책국장에 대한 도당 차원의 반대가 결집돼 있다는 것이다. 박 전 국장은 충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17대 총선 때 흥덕갑에 출마하려다가 좌절된 경력이 있다. 이런 그가 사무처장이 될 경우 차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조직, 도당 살림을 꾸리게 되면 기존 도당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전 국장을 받지 않기 위해서 김 도의원을 내세웠다는 인상도 짙다. 민주당 도당은 ‘정세균도 때리고, 박영호도 받지 않는’ 일거양득의 패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염불보다 잿밥' 비난 고조

그래서인지 김광수 도의원의 행태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김 도의원은 "나도 지쳐서 (사무처장직)을 벗어버리고 싶다"면서 "젊은 인재가 나오면 언제든지 양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꾸 사무처장에 대해 말이 나는 것은 저쪽(박영호씨)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일 것이고 그는 강원도당 사무처장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박 전 국장측을 문제시하고 있다.

도당 사무처의 태도또한 의문거리다. 도당의 한 관계자는 김 도의원이 지난 6월에 도 사무처장직에 대한 사표를 제출했다는 것조차 모른다고 답변했다. 김 도의원이 현재 사무처장인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는 공석이지만 애매하다"는 이해하기 힘든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영호 전 국장은 "아내가 강원도에서 교사로 재직중이어서 강원도당 사무처장을 신청했다가 충북으로 가라는 당의 지시가 있어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현재 김교흥수석사무부총장이 이시종 위원장과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문제는 정세균 대표와 충북도당 출신 국회의원간의 갈등이 핵심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명야당 팽개쳤나" 비난 고조

민주당 충북도당이 사무처장 문제로 내홍을 겪는데 대해 지역 일각에서는 ‘민주당 무용론’이 불거지는 등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충북홀대론'에 대한 도민들의 반감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한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집안 일’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데 대해 배신감마저 느끼는 양상이다.

사실 최근들어 충북출신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현안과 관련한 TV토론에서 한나라당 출연자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해외출장등을 이유로 도지사가 주최한 모임에도 절반이나 불참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해왔다.

충북의 최대현안 중 하나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오창 유치전이 한창이지만 충북출신 민주당 국회의원중 단 한명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최근 변재일의원 홈페이지에는 "10년의 여당생활의 부작용인가요? 노무현의 탄핵 승부수로 의원 뺏지 그냥 달았던 아저씨들, 지역 프리미엄으로 당선된 아저씨들, 어쩌면 무기력한게 당연한지도 모르죠"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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