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열 넷.

어제는 가까이 지내는 친근한 벗과 함께 산엘 갔습니다.
산을 다니다가 버섯이 난 자리에서
내가 아는 척을 하며 말했습니다.

잘 봐,
산이나 들에서 우리들이 먹을 것이 나는 자리,
자연이 생명이라는 측면에서 틀림없이 우리의 어머니이고,
이 자리가 바로 그 어머니의 젖꼭지인 거지.
조금 더 헤아림을 늘여보면
물이 흐르는 모든 골짜기는 어머니의 가랑이이고 말이지.

거기서 누리고 사는 건 어머니의 기쁨이지만
개발을 위한 무차별적 파괴는 어머니를 범하는 짓,
그러니 한반도대운하 계획이라는 게 뭘 하겠다는 수작인지가
딱 손에 잡히지 않아?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있는 괴산에 들렀는데
마침 괴산 장날,
하여 장 구경을 한 바퀴 돌아보고
지친 몸으로 맞이한 저녁,

하늘에 떠 있는 반달에서
오체투지로 어머니를 품는다는 두 성직자의 거룩한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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