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열 하나.

손톱을 깎다가
문득 중학교 때 가까이 지내던,
그러나 한 해 같이 학교 다니고
방학 끝나고는 다시 볼 수 없게 된 아이가 떠오릅니다.

장난이 심하던 나는 할퀴기를 좋아했고
그런 내 손톱을 자랄 사이도 없이 깎고 다듬어주던 착한 아이,
방학 때 어느 날,
나무 한 짐 해다 놓고 급히 고구마 두어 개 집어먹고는
마실간다고 나서서 삽작도 다 못 가서
마당가에 배 움켜쥐고 넘어진 것이 삶의 전부,

그렇게 급체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다른 아이에게 전해들었는데
동그랗게 떠오르는 그 얼굴을 보느라
손톱 깎던 손길 잠시 멈추고
묵념처럼 '너도 꽃이었구나' 혼자 중얼거리니
떠올랐던 얼굴 엷어지다가 떠나보낸 뒤
나머지 손톱 마저 깎은 어제 낮의 일이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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