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문로 성안길 입구 화신양화점 옆에는 ‘빠스 청주젼이 있다. 빠스는 고구마를 기름에 튀긴 뒤 과일과 꿀·설탕 등을 넣은 소스에 버무리는 것이다. 중국음식으로 대형 중국집에서 디저트로 주는 음식이다. 이것은 고구마를 젊은 세대 입맛에 맞게 요리한 것인데, 성안길을 드나드는 신세대 들에게 꽤 인기가 있다.

‘빠스 청주젼 주인 전탁(43)씨는 지난해 4월 이 곳에 가게를 냈다. 빠스가 서울에 들어온지는 5년 밖에 안됐고 청주에서는 전씨가 처음 이 요리를 선보였다. ‘가볍게 부서지는 바삭한 맛, 부드럽게 퍼지는 달콤한 맛’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빠스는 170g에 2000원, 255g에 3000원씩 팔리고 있다. 전씨는 이 요리에 대해 “튀긴 고구마를 소스로 코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류회사 다니다 가업을 이어받아 사업을 했어요. 집에서 봉제완구를 만들어 수출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정리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빠스를 알게 돼 시작했습니다. 조그만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혼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유동인구가 많아야 한다는 것 외에는 크게 힘든 점이 없어요. 작년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있었으나 요즘에는 매출이 떨어져 혼자하죠.”

그러나 전씨는 가볍게 먹는 음식이라 사이클이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체인점이긴 하지만 요즘에는 빠스 지점을 운영하는 사람 3명과 재료를 구입하고 소스를 개발하는 일에 나서 운영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좁은 가게에서 일을 하다보면 요즘같은 여름철에는 더위와 싸워야 하는 고충도 있다. 그러나 열심히 매달린 덕분에 전씨는 지난해 월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것 저 것 빼고 나면 500∼600만원은 순수입으로 남는다. 올해는 작년의 40% 수준밖에 안돼 걱정이지만 운영비를 줄이는 것으로 수지를 맞춘다고.

전씨 역시 ‘빠스 청주젼을 잘 이끌어가는 비결은 노력과 성실에 있음을 보여준다. 자영업자들이 거의 그렇지만, 가게 문을 닫기 전에 한가롭게 친구를 만나는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하루 11시간의 노동을 혼자 감내해야 하는 만큼 힘든 일도 많을 테지만 그는 굳이 내색하려 하지 않는다. 손님들은 주로 10∼20대들이다. 성안길을 메우는 연령층이 거의 신세대들인 점을 감안하면 자리는 제대로 잡은 셈이다. 여기에 그의 부지런함이 보태져 그의 가게는 연중무휴로 열려 있다. 일요일에는 오히려 손님들이 더 많아 그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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