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아홉.

젊었을 때 나는 눈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너덧 해 전부터 작은 것들이 흐리게 보이기 시작했고
할 수 없이 서너 해 전에 돋보기를 사서
작은 것들을 들여다 볼 때마다 그걸 쓰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작은 것이 잘 안 보이는 것이
때때로 아쉬울 때도 없지 않지만
보는 것 줄이라는 몸의 이야기로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돋보기 쓰고 앉아 글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흐릿하게 보이는 여러 가지 눈에 들어오는 것들,
그 때 문득 머리를 치는 말 한 마디,
무식한 사람과 욕심 많은 사람과 나쁜 사람, 그리고 미친 사람이 있다면
누가 가장 위험하냐는 물음,

읽던 글 내려놓으며 돋보기 벗고 내다보는 세상
깨끗하고 맑은 아침이 굳이 눈이 아니어도 보이는데
지켜주고 싶은 아름다움이라고 중얼거리며 자리 털고 일어섭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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