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일곱온 일곱.

어제 저녁때는 집에서 가까운 절 관음사에서
그 절 주지인 현진스님과 마주앉아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지난 부처님 오신 날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
그 동안 잘 지냈느냐고 묻지 못하는 나,
잘 지냈느냐고 묻는 스님을
한 언론사 기자 한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고,
그 사이에도 가을을 하나 가득 품은 비는 푸짐하게 내렸습니다.

미안함 반, 걱정 반으로 대답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내게
그 자리가 그리 편안할 수만은 없었는데
마침 오시는 비가 그런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고,
같이 한 스님의 편안하게 대해주는 넉넉한 마음씀이 고마웠는데

돌아오는 길에도 비는 여전히 내렸는데
그래도 무엇인가 찐득하게 몸에 묻은 것을 닦아냈을 때처럼
개운함으로 속은 후련했는데
가을이 무르익고 있음을 비 아니라도 실감할 수 있는 익힘달 첫 날,
아침부터 이런 저런 일들로 부산하던 하루가 그렇게 왔다 갔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