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아흔.

어제는 나 사는 곳 가까운 데 와서 머물고 있는
마음가는 스님에게 들렀습니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백중날 불교의식 중의 하나로
조상들을 위한 우란분재를 모시는 중이었습니다.

본디 의례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나는
그저 멍하니 앉아서
보이는 것을 보고 들리는 걸 들으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한낮에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갔고
비 머금은 산골짝의 응답으로 피어오르는 안개도 보았습니다.

의례가 끝나고 늦은 점심이 있었는데
이미 점심을 먹고 들어간 길이니
그저 상머리에 앉아 이야기만 나누고 되짚어 나선 길,
여전히 비 오락가락 하는 돌아오는 길
하늘은 여름 춤사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었고,
나는 하늘의 축제와 어우러지는 예배가 무엇인지를
거듭 생각하며 오후를 보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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