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여든 여덟.

어제는 먼 길을 가서
오래 전에 책으로 만났던 사람을
얼굴 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가 못 본 것을 보고,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눈 밝은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며 흐뭇한 한 때,
서로 살아있는 동안 좋은 관계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했는데

다녀온 길이 멀어 좀 지치긴 했고
가는 길에 먹은 점심이 연밥으로 무척 귀한 음식이어서
그걸 먹으며 평생 거친 음식만 드셨던
내 아버지께 죄송스러움을 가눌 수 없어 눈물도 조금 흘렸지만
저녁 잠이 맛있었고,
오늘 열린 아침이 더 싱싱해 보이는 그런 만남,

들뜨지 말고, 좋은 사이가 오래 갈 수 있도록
생솔가지에 불 피우듯
그렇게 다독이며 갈 수 있는 사이가 되도록 해야지 하다가
굳이 그 사람과의 사이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를 그렇게 해야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달렸고
거기서 정리를 하면서 새 날을 맞이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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