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송광호가 어떤 인물인지 잘 모릅니다. 제천·단양 출신 3선 의원으로서 현재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라는 정도밖에 모르면서 그의 이름을 거명하며 글을 쓰는 것이 퍽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그를 대면한 것은 지난 총선 때 HCN 충북방송 주최 후보자토론회에서 딱 한번 뿐입니다.

'송광호'라는 인물에 대한 첫 인상은 그날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과 열띤 논쟁을 하는 중에 "당선되면 설혹 집권여당 소속이라고 하더라도 한미 FTA비준에 반대하겠다."는 소신 있는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그저 그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기억을 되살려 낸 것은 8·15 광복 63주년에 즈음한 소위 '건국절' 논란과 '광복절 특사' 때문입니다.

먼저 한나라당 송광호 최고위원은 11일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 "이번 사면에 거론되는 기업인들은 많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6월에,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5월, 박건배 해태 전 회장은 지난 3월 각각 형이 확정된 사람인데 형이 확정된지 5개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면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형이 확정될 당시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국민 법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이런 사람들이 사면된다면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것은 기업인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펴도록 하자는 것이지 법 위반을 하는 기업인까지 도와주라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송 의원은 광복절을 건국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하여 "광복절을 건국일로 정하자는 주장에 반대한다."고 분명한 소신을 밝히면서 "박태환 선수에 대해, 외국 신문들이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36년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72년만의 쾌거라고 한다."며 "8·15를 건국일로 하면 우리 스스로 손기정의 금메달 역사를 우리 역사로 쓰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겠다고 날뛰는 뉴라이트 전성시대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재벌 프렌들리 이명박 정부 하에서,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이 야당의원보다 더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서 궁금해졌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는 왜 이런 목소리를 내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국회의원 경력 중에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 위원이라는 한 줄이 보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6·3 한일굴욕외교반대 구속 경력, ROTC 출신 장교로서 보안사 근무당시 '녹화사업(데모주동대학생 강제징집제도)'을 반대하면서 겪은 고충 그리고 농촌출신으로서 겪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정도의 얘기야 국회의원의 홈페이지라면 빤한 것 아니냐고 한다면 그만이지만 그가 지난 총선 토론 때 확약한 '한미 FTA 비준 반대' 소신이 결코 빈말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걱정은, 대통령의 말씀입니다. "대기업들이 공격적 경영에 나서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상생 협력해 달라는 뜻"이라는데 '코드사면'이란 말은 왜, 나오며 "이번 사면은 현 정부 출범 이전에 법을 어긴 사안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새 정부의 임기 중 발생하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공직자나 기업인을 불문하고 단호히 처리하겠다."데, 혹여 '노무현 뒤집기' 시리즈일까요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