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여든 여섯.

한 사날째 허리를 앓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아주 호되게 허리를 앓은 일이 있는데
그 때 왜 아팠는지, 어쩌다 괜찮아졌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허리앓이가 왔다 갔던 일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몸을 일으키는 일이 불편한
때로 시큰거리기도 하고, 때로 욱씬거리며
아픔이 춤을 추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통증을 가만히 지켜보며
왜 오셨느냐고 묻습니다.
어지간히 대답을 들었는데 아직도 가시지 않고 그저 있는 것은
내게 더 할 말이 있다는 뜻일 터,
피하려 하지 않고 그 말을 모두 듣기로 합니다.

얼마동안은 이게 계속되지 않겠는가 하며
찜통 같던 간밤의 더위를 식히며 내리는 빗소리를
새벽부터 지금까지 듣고 있는데,
가는 비로는 다 잠재울 수 없는 더위,
비 내리는 걸 지켜보는 동안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슬픈 강가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겠지' 하던
시 한 구절이 떠오르는데,
슬픈 가을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중얼거리며
후끈한 여름 기운에 솟는 땀까지를 그저 지켜보며 맞이하는 하루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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