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의 물류를 독점하고 있는 회사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회장이 장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여러 편법증여 수단 중 하나로 구설수에 올랐던 회사이기도 하다. 이 사건으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1조원에 가까운 사회공헌기금을 납부하기로 하고, 재벌회장의 정찰제 법정형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다시 '글로비스'가 신문지면을 통해 내 눈에 들어왔다. '글로비스, 화물차 한대 없이 530억 이익'. 정말로 '악'소리 나는 뉴스다. 지난 6월 화물트럭 운수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절규가 아직도 메아리로 남아 있는데 이들의 피고름 대가로 글로비스는 앉아서 530억의 돈을 벌었다.

물류회사에 화물트럭이 없다는 것도 신기하고 운전기사 없이 사무직원들만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고작 130명의 인원이 연간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도 신기하다.

알선료 명목으로 글로비스가 한줌 떼어가고 그 글로비스의 자회사가 또한번 떼어가고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사이에 화물노동자들은 신용불량자가 돼 가고 그들 중 몇 명은 목을 매달았다. 그리고 수십명의 또다른 화물노동자는 불법폭력세력이 되어 감옥에 가 있다. 한 아주머니 노동자의 전화를 받았다. 요지는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았고, 알아서 '그만두라'는 압력이 보통이 아니란다. 무슨일이 있었기에 징계를 받았냐고 물었다. 이 아주머니는 노동부에 '체불임금'진정서를 제출한 것 때문에 밉보여서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어떤 '체불임금'이냐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답했다. '예전엔 불량이 나면 벌금을 매겼어요. 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불량이 나면 관리자가 출근카드를 들고와서는 출근서명을 지우라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월급날 그 지워진 날짜만큼 결근처리를 해서 임금을 삭감한 것이죠.'

노동자에겐 법은 멀다. 햇살이 아니고 그림자일 뿐이다. 노동자가 법 좋아하면 직장에서 잘리기 십상이고, 노동자가 법 알기를 우습게 알면 '콩밥'먹기 십상이다. 우리 사무실엔 전과자가 우글거린다. 맞은편엔 전과 7범, 옆자리에는 전과 3범, 저 빈자리에 있는 아저씨는 전과 10범도 넘을 거다. 공사판에서 운반단가 제대로 못 받아 욱하는 아저씨들 틈바구니에 섞여 있다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노동조합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고된 비정규노동자들 틈바구니에 섞여 있다가'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0'개월 짜리 희한한 근로계약서 믿고 방광염 걸려가며 일하다 해고된 여성 노동자들의 처지를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 했다가 '검찰구형 1년 6월'.

8살난 아들녀석과 바둑 두다가 한마디 건넨다. '이녀석아, 법 좋아하지 마라, 짤린다'. '이녀석아 법 우습게 알지마라. 콩밥 먹기 안성맞춤이다'

근데 존경하는 재판장님, 왜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 회장님들은 항상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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