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예순 아홉.

처음 내가 본 세상은
내 앞에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조금 더 자라면서 나와 같이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때로 다른 사람을 따라잡아 앞지르기도 했는데
그렇게 오는 동안 내 뒤에 오는 이들도 보이기 시작했고
뒤에 오던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나를 앞질러 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내 앞에 가는 이들보다는 뒤에 오는 이들이 훨씬 많은데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많이 달라졌지만
그 중 두드러진 것을 꼽는다면
무슨 일이나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보기 시작하는데

밖에는 조용히 비가 내리고,
산자락은 어제처럼 안개에 가려져 아래쪽 나무만 보이는데
새 소리도 매미 소리도 들리지 않는 여름 아침
간밤 잠이 편치 않아 늦게 깨어 게으름을 한껏 즐기고 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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