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예순 일곱.

힘을 잃고 길에 떨어져 간신히 움직이는 매미를 봅니다.
힘차게 소리를 내던 떨판은 다 삭아
건드리면 겨우 조그만 소리를 내고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던 날개 또한
푸석푸석하여 날 수 없다는 걸 얼른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가만히 집어들고 들여다보다가
그늘이 있는 모퉁이에 내려놓으며 '잘 가'라고 합니다.

생명이 어떻게 차오르는지를
땅 속에서 제 몸 안에 차곡차곡 쌓으며 기다렸다가
때 되어 세상에 나와 싱그러운 여름을 노래하여
그 노래로 제 짝을 모셔 사랑 나누고
이제 다시 또 다른 형태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 매미의 마지막 꼬물거림에서
'할 일을 마친 것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매미를 놓고 돌아서며
수없이 맞고 보낸 내 하루의 저녁나절을 돌아보니
나른한 휴식으로 하루를 마감한 일이 적다는 것이 언뜻 보이는데
내 삶의 마지막이
그 매미가 맞이하는 삶의 마무리에 견줄 수 있을지를 생각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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