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의원에 2명 출사표, 광역의회 의원에 2명 공천 신청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올해 화두로 삼았던 지역 여성계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도의원 0명, 시의원 1명’이라는 전국 꼴찌수준인 충북 여성의원의 비율을 높이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려면 참신한 여성후보를 발굴하는 것 밖에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여성계 인사들은 누구를 내보낼 것인가 목하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성의 정치참여 열기가 높은데 반해 후보는 별로 없는 편.
현재까지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기초의회 의원 후보로는 최광옥 청주시의원(46·모충동)과 양순경 제천 명락유치원장(47·제천 의림동) 등 2명이고 광역의회 의원 후보로 정지숙 충북여성정책연구소장(55·청주 상당제2지구)과 오택영 전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음성)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




여성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여성의 정치세력화 밖에 없다고 판단한 지역여성계가 ‘후보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성후보 내보자” 지역여론 비등

현재 2선인 최광옥 의원은 한 때 광역의회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3선을 채우며 못다한 지역현안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최의원은 그동안 114억을 들여 개신동-모충다리 도로확장 공사를 한 것을 비롯해 대성경로당·남들경로당 신축 완공, 30여년간 주민숙원사업으로 민원이 많았던 지장골-쌍샘 연결도로 신설, 장애인발전기금 조례 제정 등 90여건에 달하는 사업을 수행한 점을 업적으로 꼽았다. 오랫동안 모충동에 터를 잡고 살아온데다 어느 정도 지명도도 있고 활발한 시정활동을 펼쳤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고 있는 그는 주변에서 3선도 무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제천에서 21년째 유치원을 운영하며 유아교육에 힘써온 양순경 원장은 제천시 여성단체협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기대된다. 여성후보를 내보자는 여성단체의 여론에 힘입어 출마한 것으로 알려진 양 원장은 “그동안 주부대학을 19년 동안이나 운영하고 유치원을 꾸준히 경영해온 만큼 의회에 들어가면 사회교육 쪽의 일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여성의원이 한 명도 없었던 제천지역에서도 여성의원이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지세력들도 폭넓게 가지고 있다는 평. 단지 현재 살고 있는 의림동이 어느 동과 합쳐져 선거구를 형성할지가 관건이다.
또 도의원 후보인 정지숙 소장은 전 충북도 공무원 출신으로 지난 2000년 6월 무소속으로 청주상당 제2지구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방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천주교 영운동성당 평협 부회장을 역임한데다 청주여상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경력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경력 32년중 여성복지업무를 25년 동안 해왔다.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여성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방자치는 생활자치인 만큼 도정을 잘 아는 사람이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그중 노인과 여성, 청소년, 아동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오택영 전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도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해 놓은 상태.

“비례대표 1순위를 여성에게“

그리고 광역의회 비례대표에 뜻이 있는 사람들도 몇 명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정당 관계자들은 함구하고 있다. 과거보다 여성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자 비례대표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아직 거명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양재옥(민주당충북도지부 여성위원장·현대약국 대표)씨는 “비례대표를 받으려면 선거 때 기여를 많이 해야 하는데 약국운영 때문에 시간도 없고 자신도 없다”고 말해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한편 최미애(민주당 충북도지부 여성특별위원장·충북여성민우회 지도위원)씨의 도의원 할당을 지지하는 여성계에서는 조만간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비례대표 1순위를 여성에게 할당할 것과 민주당에서는 최 위원장에게 줄 것을 요구할 예정. 여성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비례대표 여성할당 50%는 현재 여·야가 합의했으나 국회에 계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지역 여성계는 명확하게 결정이 될 때까지 마음을 못 놓는 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최 위원장은 “국회 여성특위와 민주당 여성국에서는 1명이든 2명이든 1순위를 여성에게 주라고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한 번 해보기로 했다”며 “중요한 것은 몇 퍼센트 할당이냐가 아니고 순위”라고 말했다. 4년전, 중앙에서는 최 위원장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며 축전까지 보냈으나 지역에서 뒤집는 바람에 당선을 놓치고 만 그는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선거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3년 충북여성민우회 공동대표를 시작으로 활발한 여성운동의 선봉에 섰던 최 위원장은 올바른 교육개혁을 위한 시민모임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그를 지지하는 여성계에서는 참신성과 도덕성을 갖춘 시민단체 출신이며 98년 지자제 선거에서 비례대표 1순위를 놓치면서도 당을 지킨 의리, 여성계의 폭넓은 지지와 협조체계를 통해 여성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현장경험을 갖춘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여성의 정치참여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여성의원 숫자는 총 273명의 국회의원중 16명으로 5.9%, 광역의회 의원 690명중에는 41명으로 5.9%, 그리고 기초의회 의원 3489명중 56명으로 1.6%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거의 모든 법과 조례, 규칙 등이 남성중심적으로 진행되고 여성은 들러리, 주변인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낮은 여성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여성의 정치세력화밖에 없다고 판단한 지역 여성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원 배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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