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 내분속 쇠락 뚜렷, 22년간 적립 장학기금 2억4000만원 불과

 재경 충북향우회인 충북협회(회장 이필우)가 현회장 취임후 2년만에 정기총회를 개최하면서 화합을 과시했으나 여전히 갈 길은 멀고, 추락한 협회의 위상을 살릴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충북협회가 최근 20여년동안 장기집권과 내분에 휩싸이면서 노년층의 ‘친목회’ 정도로 약화된데다, 상당수 지역민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해 생존자체부터 시급한 실정이다.

▲ 충북협회 2008년 정기총회 모습

 충북협회는 지난 4일 7시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 회장과 비상대책위원회측의 합의에 따라 청주·청원·괴산·증평군민회도 초청됐으며, 협회 정상화를 요구해왔던 비상대책위원회측도 참석하는 등 화합의 모양새를 갖췄다.

전시성 행사 틀 못깨

 그러나 총회는 장학금과 효자.효부상 시상, 자랑스런 충북인상 시상등 대외성 행사위주로 치러졌으며, 회원들이 협회 발전을 위한 토론이나 발언을 할 기회는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자랑스런 충북인상의 선정기준도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반기문유엔사무총장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정관계 고위인사이거나 성공한 사업가로만 구성돼 있다.

 이회장 자신도 인사말에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으며, 그동안의 내홍에 대한 책임있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다만 “충북협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출신학교나 출신지역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해 일부 향우회를 참여시키지 않았던데 대해 간접적인 언급을 했다.

1년 예산 6700만원...장학금 2억원 불과

 무엇보다 큰 문제는 충북협회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날 총회에는 정우택 지사는 물론 청주시장등 대부분의 자치단체장이 참석하지 않았고, 지역국회의원 가운데는 송광호 국회의원(제천.단양)만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서로 싸우고 하니까 누가 참석하려고 하겠느냐.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최초의 향우회’라는 자랑스런 조직치고는 그동안의 쇠락이 안타까울지경이다.

 특히 충북협회 장학회의 기금이 22년동안 불과 2억4000만원이라는 점은 충격적이다. 충북협회는 지난  1986년 1억 1000만원으로 장학회를 설립했으나 17년이 지난 2003년 12월 2억100만원을 추가조성했을 뿐 대규모 기금적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기간은 대부분 임광수 제7대 회장이 재임한 21년간(1985.7~2006.8)에 포함된다. 타지역 향우회는 수십억원대의 장학기금을 조성했다고 하니, 수십년간 무성의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협회 예산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협회의 수익금은 1959년 9월에 준공한 서울 충모로 소재 500㎡ 규모의 3층 빌딩의 연간임대료 6120만원을 포함해 6710만원에 불과하다. 이런 수입으로 사무총장 1명, 여직원 1명 급료로 3680만원을 쓴다. 사무총장의 급여는 연간 2400만원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필우 회장이 지난 2007년 6월에 7200만원의 사비를 들여 도내 고교생 240명에게 장학금을 줬으며, 협회집기교체, 이번 정기총회 개최비등 대부분이 회장의 사비로 지출되고 있다.

 회장이 사비를 내니 자연스럽게 협회가 개인 소유처럼 여겨질 수 있고, 협회내분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한 참석자는 “현 도민회(충북협회)는 충북도내 각 시군 향우회장들의 모임정도로 (축소)돼 있어 잘못됐다”며 “개념정립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교체론 탄력받을 듯

 이같이 쇠락한 충북협회가 다시 새출발을 할 수 있을지는 내년 정기총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3년 임기의 새로운 협회장을 선출하게 될 내년 총회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대 이슈는 최근부터 급부상하는 세대교체론이 현실화될 것인가이다. 대부분 70세 이상에서 회장을 맡았던 데 비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역여론주도층의 나이층, 충북협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도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인사들의 불참이 두드러졌다.

 또 이필우 회장이 차기협회장에 정말 출마하지 않을 것인지, 출마를 안한다고 해도 측근을 내세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이 회장은 이번 총회 개최 직전 비상대책위원회측과 합의를 통해 ‘차기 회장 불출마’를 약속했다.

 그러나 합의문에는 ‘이 회장이 임기 동안 마무리를 잘하고 전국 최고의 향우회 만든 후 차기 회장에게 협회장직을 이양한다’고 되어 있으며, 협회측 인사는 “지금 당장은 그렇다(출마 안한다)라는 얘기”라고 밝혀 차기회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또 각 시군마다 3명씩으로 일률적으로 배정된 대의원 수를 어떻게 배정할지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회장이 재출마할 경우 또다시 커다란 소용돌이에 말려들 것으로 보이며,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세대교체’, ‘협회운영개선’을 요구하는 소장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기울어져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충북협회를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가 이제 지역출신 인사들, 지역민들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다가서고 있다.

[충북협회 연혁]

1946. 6 창경궁에서 개최된 충북관계 재경인사모임에서 협회필요성 논의
1948.8 임의단체로 충북협회 설립, 내무부 등록
1950. 6.22 사단법인으로 내무부장관 허가
1953.12.7 법인설립 등기
1950년대초 충북공무원 호텔 개관(충북협회회관 전신)
1954.1   회관건물 소실
1958.10 회관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해용) 조직. 모금액 528만원)
1959.9.27 충북협회 회관  준공(공사비 1642만8660원)
1986.6.28 충북협회보 창간
1986.9.17 재단법인 충북협회 장학회 설립인가(기금 1억1000만원)
1987.9.11 정관개정(각 시.군민회장 당연직 부회장화)
1997.6.20 회관개수(공사비 4425만원)
2003.12.12 충북협회 장학회 기금조정(2억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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