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청주지부 유치 ‘이유있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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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청주지부 유치 ‘이유있는 요구’
  • 민경명 기자
  • 승인 2003.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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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항소사건 중 27% 충북 사건
새 변호사 선임비 등 연간 36억 자금 유출

대전고법 청주지부 설치 유치 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청주지방변호사회(회장 김재중)가 지난달 대법원에 대전고법 청주지부 설치 요구 청원서를 제출한 이후 지난 14일 윤경식의원(청주 흥덕, 한나라당)이 국회에 ‘청주고등법원 또는 대전고등법원 청주지방부 설캄를 위한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함으로써 본격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다.
그렇다면 청주고법 유치 추진 이유가 무엇이며 전망은 어떤 것인지 리뷰해 본다.

▣ 고법 유치 왜 하려고 하는가
충북도민들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하게될 경우 대전고등법원을 왕래하면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고 행정구역이 다른 대전으로 항소심을 받으러 다니다 보니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불편 때문에 항소를 포기하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 실질적으로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 받게 된다는 점에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청주지법 관내에서 항소하는 사건수는 2002년 기준 714건에 달한다. 이는 대전고법 항소사건 중 27%에 해당한다. 민사 사건의 경우 한 사건에 원고, 피고가 있는 만큼 사건과 관련한 소송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수 밖에 없다.

청주지방변호사회는 충북도민들의 원거리 소송 수행에 따른 손실이 단순 비용만으로 계산하여도 한해 대략 36억3천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형사사건과 가사 사건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형사사건의 경우 구속 피의자의 항소를 위해서는 대전교도소로 이감하게되고 그에 따라 가족들의 면회 불편과 시간, 경제적 손실도 크다.

이런 이유로 인해 대전고법과 145Km, 157Km 떨어져 자동차로 3시간여씩 소요되는 제천 단양 등 도내 북부 지역의 경우 항소 포기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공정하게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해 대전고법의 청주지부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다.

▣ 고법 유치의 당위성
국가는 주민과 법원과의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꾸준히 법원들을 설치하여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재판 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주기 위해 국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까운 장소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것이다.

서울고법과 대구고법이 1908년에 설치된 이래 1952년 광주고법, 1987년 부산고법, 1992년 대전고법이 순차적으로 설치되었고, 1995년 3월 광주고법 제주지부가 설치된 것도 그같은 이유다.

또한 지난해 9월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합의부에서 단독사건의 항소심을 관할하고, 지난 3월부터는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합의부에서 단독사건의 항소심을 관할 하도록 했다. 특히 시 군 법원을 설치하고 화상재판을 진행하여 주민들의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도 프랑스는 35개의 고등법원이 있고 독일에는 24개, 일본에는 8개의 고등재판소와 6개의 지부가 있다.

단지 거리로 인해 국민들이 재판 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게 한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지지될 수 없다.

▣ 대법원의 주장
대법원은 대전고법 청주지부 설치와 관련한 윤경식의원의 질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보내왔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첫째, 청주지법의 경우 항소사건수가 고등법원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7개 지법 중 6위이고 대전고법까지의 거리가 약 53Km로 교통의 측면에서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는 것과 둘째, 고등법원은 지방법원간의 양형 기준의 편차 등을 조정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부를 지역적으로 설치하게되면 조정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 세 번째는 대전고등법원 청주지부 설치시 재판부 1개를 기준으로 연간 3억600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법원의 주장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먼저 대전고법과 청주지법과의 거리가 53Km로 그다지 거리가 멀지 않아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이는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변명이라는 것이다. 제천은 145Km, 단양은 157Km에 달하는 등 대부분 원거리에 해당하고, 그 무엇보다 소송 수행에 있어서 행정구역이 다름에 따라 소송 당사자가 갖게되는 거리이상의 심리적 불안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를 재선임해야하고, 그럴 경우 새로 선임된 변호사가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이해하여야 하기 때문에 당사자의 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재판 진행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증인이 대전까지 가는 것을 꺼려 재판이 지연되기도 한다. 결국 불리한 조건에 합의 종용을 받아들이게되는 경우도 속출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고법의 항소심으로서의 조정기능의 상실 우려 문제다. 그러나 고법의 항소심은 3급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소송법상 심급의 보장차원이지 법원 판결에 대한 조정 기능은 대법원이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 청주지부가 설치될 경우 연간 3억6천여만원의 예산이 추가 소요된다는 대법원의 주장은 그야말로 어거지 답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청주지부 설치는 신설이 아니라 대전고법의 현 재판부 중 1-2개의 재판부가 청주에서 항소심 재판을 진행해 달라는 것이다. 기능 일부의 이관으로 추가 예산이 소요될 이유가 없다. 특히 청주지법은 산남동으로 법원 신축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어 항소심 재판정 또는 고법 판사실을 배정하면 사무실 문제도 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지역에서는 “사법부가 고등법원이 많으면 안된다는 관료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경식의원 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윤경식 의원(청주흥덕, 한나라당)은 14일 충북도민들이 항소 사건에 대해 고등법원의 재판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중 개정 법률안’을 동료의원 19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윤의원은 “충북도민들이 항소심을 받기 위해서는 원거리인 대전고등법원까지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대법원에 대전고등법원 청주지방부를 설치해 줄것을 요망하는 질문서를 제출했으나 대법원으로부터 부정적인 답변을 들어 국회 차원에서 개정 법률안을 제출하게 됐다” 고 밝혔다.

윤의원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 법률안 제출을 계기로 소관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청주고등법원 또는 대전고등법원 청주지방부의 설치 방안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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