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장 충북시민문화센터

‘다문화’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교류와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국경과 장벽이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진 배타적 사회에서 다민족 다문화 공생사회로의 급격한 변화와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정부와의 ‘소통‘에 문제로 촛불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다문화’의 화두 앞에 우리들 마음 한켠에는 뿌리 깊은 혈통주의의 사고와 인식을 탈피하지 못한 채 변화와 소통을 얘기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다문화는 국제결혼가정을 꾸리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왔다. 우리는 사회통합과 협력을 얘기하면서도 이주민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가정의 틀 안에서 하루빨리 한국인으로 ‘동화’(同化)시켜야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들에게 일방적인 한국문화, 한국인으로의 동화와 흡수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른 민족, 다른 문화를 공유하려는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별하여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각기 다른 문화와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한국 사회가 이주여성을 ‘결혼’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편협적인 시각 속에 단지 국가의 구성원으로써 아이를 출산하는 재생산적 목적의 ‘가족안의 또 다른 이방인’이 아닌 한국 여성의 지위를 가진 행위자로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다문화사회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과 자신과는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다문화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국민 전체가 ‘다문화 시민’으로서 살아가야 하며 이미 다문화 공동체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이쯤에서 13회 째를 맞은 청주시 여성주간 행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예년에 비해 풍성하고 다채로워진 이번 행사 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끈 것은 올해 첫 선보인 ‘여성결혼이민자 가족’에 대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문화와 피부가 다른 다문화 가족과 시민이 함께 어우러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사회’의 인식 확산을 위해 ‘우리’라는 주제위에 ‘화합과 어울림’이라는 ‘소통’의 작은 공간(공동체)을 만들기 위한 청주시의 고민의 흔적과 노력에 의미 있는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

그 이유는, 나 자신도 2008년 가장 큰 화두로 ‘소통의 미학’을 얘기하며 ‘타인의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성찰에는 너그러운 관용’이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촛불과 소통 그리고 청주시 다문화 가족 행사를 보면서 또 다른 소통의 미학에 대해 자신에게 질문해 본다. 다문화 이민자들에 대해 한국사회에 하루빨리 흡수 동화되기만을 바라는 일방적인 ‘소통’을 바라지는 않았는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다름과 틀림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과 서로 각기 다른 문화를 공유하고 공생하려는 노력은 하였는지? 다민족 한국인으로 오늘을 사는 나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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