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청주대 대학생 모의 유엔회의 참석

“생가.고향 방문에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 주셔서 감개무량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일 21개월만에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윗행치마을을 방문하고 첫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18개월만인 지난 3일 공식 방한한 반 총장이 고향마을을 방문하기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던 2006년 10월6일 이후 21개월만이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부인 유순택 여사, 박인국 주유엔한국대사 내외, 김원수 유엔 사무총장 특보, 린 파스코 유엔 정무담당 사무처장 등과 함께 윗행치마을에 도착, 박수광 음성군수와 반기종 광주반씨종친회장 등 500여명의 고향마을 주민과 종친 등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반 총장은 곧바로 부친(명환) 산소를 찾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 신현순 여사(88)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신 여사는 성묘 후 감정이 복받치는 듯 한동안 남편의 묘소 앞을 떠나지 않고 아들의 장한 모습을 전했다.

반 총장은 이어 조부(병석)의 산소를 성묘하고 사당 숭모재를 참배했다.

반 총장은 ‘農者天下地大本(농자천하지대본)’이란 휘호에 자필서명하고 사당 앞에 백송나무 두 그루를 기념식수했다.

반 총장은 이어진 환영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조상과 고향 주민, 종친의 은덕으로 훌륭한 총장이 돼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반 총장은 “세계 곳곳은 우리보다 어려운 곳이 많고 대한민국의 힘을 기다리는 곳이 많다”며 “행치마을, 음성,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세계 대통령’으로서 고향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반 총장은 “유엔 동료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한국인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와 함께, “다음에 공식 방문이 아니고 휴가차 방문하면 많은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짧은 시간 고향 방문의 아쉬움을 전했다.

반 총장은 인사말 도중에 충주 교현초 재학시절 3학년4반 담임을 맡았던 정연진씨(75.여)와의 해후를 소개하며 감회에 젖었다.

이어 박수광 음성군수는 반기문 전국마라톤대회 사진첩과 음성의 대표적 농산물인 다올찬수박을 반 총장에게 선물했다.

반 총장은 환영행사 후 사당 마당에서 조촐한 다과회를 갖고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오후에 청주대에서 열리는 14회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주로 출발했다.

반 총장은 청주대 방문에 앞서 라마다청주호텔에서 정우택 충북지사와 남상우 청주시장 등 충북지역 각급 기관.단체장들과 함께 비공개 점심식사를 했다.

한편 반 총장을 맞은 윗행치마을과 종친회는 전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에게 국수 등을 대접해 훈훈한 인심을 선보였다.

또 50여명으로 구성된 원남면 풍물놀이는 흥겨운 가락과 장단으로 반 총장의 고향 방문 분위기를 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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