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원 A씨 전교조 사무처장 폭행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전국의 초·중·고에 편향적인 시각으로 안보문제를 다룬 만화책을 대량 배포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회원인 A(60)씨가 전교조 충북지부 사무실에 난입해 최종돌 사무처장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6월24일 오전 11시5분쯤 전교조 충북지부 사무실에 찾아와 욕설을 퍼부으며 최 사무처장을 복도로 끌어낸 뒤 발길질을 하는 등 10여분 동안 폭행을 하다가 11시2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흥덕경찰서로 연행됐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전교조 안순애 총무국장은 “전교조 충북지부 김상열 지부장이 23일 모 지역방송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제의 만화책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에 불만을 품고 욕설을 퍼붓는 전화가 몇 차례 걸려온 뒤 A씨가 직접 사무실에 찾아와 다짜고짜 폭력을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안 총무국장은 “김 지부장의 인터뷰 내용이 재향군인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기보다 6.15공동선언과 관련한 계기수업은 저지하려하면서도 교과서와도 내용이 상이한 책자가 학교에 배포되는데도 이를 저지하지 않은 교육청에 대해 비판한 것인데도 A씨가 과민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전교조 지부장의 인터뷰를 라디오로 듣고 책자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얘긴지 항의하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폭행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덕서 관계자는 “멱살을 잡고 넘어뜨리는 등 폭력의 정도가 심하지 않아 단순폭행으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책자배포 수수방관 교육청에 화살

그러나 폭행을 당한 최 사무처장의 얘기는 다르다. “A씨가 ‘빨갱이’ 운운하며 시종일관 폭언과 함께 폭력을 휘둘러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조차 없었다”며 “경찰 피해자 조사에서도 ‘명확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다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으나 A씨는 경찰 앞에서도 ‘내일부터 전교조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고 주장했다.

최 사무처장은 다만 “6.15공동수업을 방해한 도교육청이 자신들이 차단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너희들끼리 싸우라’고 방치한 것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며 “모든 책임은 교육청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김상열 지부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보수단체가 어떤 시각으로 남북문제를 바라보는지에 대해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담은 책자가 학교에 수 만권이나 뿌려졌음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는 교육청이다. 만약에 진보단체가 진보적인 시각을 담은 책자를 뿌렸다면 교육청이 가만히 있었겠는가?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무모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6월11일을 전후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학생수와 동일한 분량의 ‘6.25전쟁 바로 알리기’라는 만화책을 발송하고 배포를 당부했으나 일선 학교에 배포 여부를 둘러싸고 ‘내용이 편협한 안보논리에 치우쳐 있다’는 논란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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