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화정 /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4년

촛불로 대한민국 전역이 달아오르는 요즘이다. 기정사실처럼 여겨지던 ‘현대인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라는 명제가 무색하리만큼 다양한 정체성의,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호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엔 대학생들도 있다.

대학신문 기자생활을 4년 하면서 개인주의, 정치무관심 등으로 대표되는, 예전과는 크게 변화된 대학생들의 모습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과연 무조건 잘못된 것일까? 또한 그 원인이 대학생들에게만 있을까? 아니다. 사회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데 그들만 그 시간,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있으라고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전 세대 대학생들이 그렇게 열망하던 민주주의는 - 최소한 형식적으로는 - 이미 이루어져 있으며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사회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계속적인 경쟁을 강요한다.

대학생들은 다른 데에 눈 돌릴 물리적 시간과 심정적 여유가 없다. 이에 자연스럽게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나에게 즉각적 도움이 되지도 않는 고리타분한 사회참여를 등한시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이 시대의 대학생들은 어떤 사회인식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을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오히려 그전보다 다원적이고 의미 있는 일들을 찾을 수 있다.

사회가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우리 속에서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는 빈부의 차이에서 생기는 절대빈곤층, 여전히 배려 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오갈 데 없는 노인, 경제적 이유로 남의 나라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 이주자와 그의 자녀들, 항상 숨어 살아가야 하는 성적 소수자 등 기존에 있었거나 새롭게 생겨나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최소한의 도덕’인 법적 장치를 통해 기본적인 인권이라도 보장받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아직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젊은이들 그 중에서도 대학생들에게는 기타 세대와 다른 성격 그리고 그에 따른 의무가 분명히 있다. 특히 ‘사회에 물들지 않은 지성인’으로 규정되는 이들로서, 기성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의식은 있어야 한다.

또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란?’ ‘가난이란?’ ‘여성이란?’과 같은 철학적 의문과 그 연장선상으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소외되고 차별받는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변해줄 줄도 알아야 한다.

대학생. 큰(大) 공부(學)를 한다는 지성인들이 눈앞에 보이는 조금 더 높은 연봉을 위해 도서관에 앉아 토익공부에 목매는 현실,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 … 학생이 본분에 맞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분명 옳은 것이지만 뭔가 지워지지 않는 씁쓸함은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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