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싶다’경찰에 호소, 업주에 찍혀 딴 업소로 팔려
자살기도 수 차례… “지난 2년은 지옥 같았다”

대전 유천동 텍사스촌에서 2년간 일했다는 N씨(22)가 강금·윤락 신고를 한 것은 지난 6월 말.
출동을 한 경찰은 업소를 보호하고 있던 폭력배들의 저항에 부딪혔고, 20여분간의 몸싸움 끝에 공포탄을 쏴 이들을 해산, 업주와 마담 등 관련자를 붙잡아 구속했다.

강금과 폭행에 시달려 2년 동안이나 강제윤락을 해왔다는 그녀의 손목 등에는 자해흔적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다방일을 하던 그녀는 함께 일하던 종업원으로 부터 사기를 당하는 등 빚이 2600만원으로 늘자 더이상 다방에서 일할 수 없게 되었고, ‘유흥주젼에서 일하면 돈을 빨리 벌게돼 빚도 빨리 갚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곳(유천동 윤락가)은 그녀가 생각했던 일반 유흥주점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외부와 연락도 할수 없었을 뿐 아니라 도망을 간다는 것은 꿈도 꿀수 없었다. 하루 3회이상 윤락을 강요 당했고, 말을 듣지 않으면 수시로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빚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업주가 관리하는 장부조차 볼 수 없었다.
“항상 감금되 있는 상태에서 도망도 못가고 짐승처럼 취급 받았고 업주나 삼촌(업소를 보호하는 폭력배)은 폭행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도구 정도로 밖에 저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이 정신병자처럼 변해버리고 미치지 않으려고 마치 취미생활처럼 맥주병을 깨어 손목이나 손등을 그어 피를 보면 그나마 마음이 풀리곤 했습니다”
업주측의 폭력은 업소를 지켜나가는 법과도 같은 것이었다. 일이 끝나고 힘이 들어 화장실에서 울다 들켜 “다른곳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가 발로 채이고 밟혀서 얼굴 전체가 멍이들어 일주일간 일을 하지 못했고, 너무 괴로워 병을 깨 손목에 자해를 하다 업주에게 들켜 철재의자로 맞아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또 손님이 ‘아가씨 서비스가 시원찮다’고 주인에게 말이라도 하면 주방으로 끌려가 손님접대를 제대로 못한다고 머리채를 잡히고 뺨을 맞기 일쑤였다.
업주는 가게에 나와 매상 장부를 체크했고, 마담이나 폭력배들에게 지시를 하며, 마담은 손님들오면 돈을 받고, 아가씨를 관리했고 폭력배들은 가게 밖에 차를 세워놓고 아가씨 감시를 하며 가게를 보호하는 일을 맡았다.

일 할수록 늘어만 가는 빚
“손님 1인당 10만원씩을 받고 술자리와 윤락을 했으며 그 중 아가씨들에게 돌아오는 돈은 2만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한번 들어가면 빚을 갚기는 커녕 오히려 빚이 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주인이 마담에게 시켜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벌금을 물게 하는데 몸매 유지를 이유로 정해진 시간외에 따로 밥을먹다 들키면 20만원, 마담에게 말대꾸하면 70만원, 싸우면 50만원 등등 벌금을 물게해 한달에 대게 벌금이 50만원 이상이고, 많으면 500∼600만원의 벌금을 물기도 해 얼마를 벌었는지도 모른채 빚은 고스란히 남게 되는 것입니다”

“영업시간에는 항상 가게밖에서 삼촌이 감시를 하였고, 2층합숙소에서는 단속을 피해 쇄창살을 뜯어내는 대신 아예 창문을 열 수 없게 만들었고, 안에서도 문을 열수 없게 장치했습니다. 손님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손님 대부분이 술에취해 오고 마담이 수시로 감시를 해 걸리면 죽는다는 생각에 도망을 한다는 것은 꿈도꾸지 못했습니다” 그곳으로 부터의 탈출은 이처럼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1일 삼촌이 뒷문을 잠그지 않은 틈을 타 목숨을 걸고 밖으로 나왔다”는 그녀는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지옥같은 곳에 빠졌는데 지금 심정은 모든 것이 잘 해결돼 공장이라도 취직하여 평범하게 살고싶은것이 소원”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경찰들, 지금껏 유야무야 넘어갔다”
“올 3월경 같이 일하던 한 언니가 이곳을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들이 업소를 덮쳤지만 달라질 것는 것은 없었습니다”
“언니가 도망을 가 신고하여 서울에서 형사들 7∼8명이 내려왔지만 아가씨들은 ‘우리는 감금되거나 윤락한 사실이 없다’며 오히려 경찰들에게 대들었고, 깡패들 수십명이 달려들고 몸싸움을 하는 바람에 결국 형사들은 두손 두발 다 들고 망신만 당한 채 그냥 서울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업소에 충성할 수 밖에 없고 그래야 덜 혼나고 일단 주인을 위하는 태도를 보여야 의심을 하지않는 까닭에 아가씨들은 업주편을 들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때 경찰에게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 용감(?)한 아가씨도 있었지만 이 아가씨는 거꾸로 업주에게 찍혀 다른 업소로 팔려가기도 했다.
그녀는 “업주의 협박과 폭력에 못이겨 감금된 채 일하는 아가씨들이 지금이라도 풀려 나와야 한다”며 “전과같이 단속이 유야무야 끝나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소에 기생하는 폭력배와 강금윤락업소가 완전히 사라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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