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스물 아홉.

간밤 꿈에는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그리고 깨어서 다시 생각해도 언제 어디서 만났던지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어린 시절 한 때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했던 내 또래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그렇게 어디서 만났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으나
생김새와 이름은 또렷하게 기억나는 그는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기고
제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한
거만함을 연습하던 녀석이었다는 것까지 떠오릅니다.

꿈에서 깨어 기억의 갈피들을 뒤적거리다가
내 젊은 날의 잊고 있던 어리석음 하나를 찾아냅니다.

그 때는 그게 바람직한지 아닌지 검증이 안 된 것인데도
누군가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이 하는
몸짓이나 차림새를 흉내내기를 즐겼고
좀 비슷해 보인다는 지나가는 말에 혼자 좋아도 하던...

자칫 그게 굳어 습(習)이 될 뻔한 적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데 갇히거나 머물지 않고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다만 나 자신으로 사는 것에만 충실하려고 합니다.

사람이라는 것이 다 고만고만하고 비슷비슷한 것이니
어떤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를 닮는 것도
뭐 그다지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을 수 있으나
그것은 성공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실패임이 분명하다는 것,

간밤의 꿈에서 깨어난 나는 다시 자신을 확인하면서
활짝 열린 시원한 여름날의 햇살 쏟아지는 푸른 하늘 아래서
나 자신만의 독립선언을 하면서 열리는 아침을 맞이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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