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후 오히려 “남편에게 알린다”협박, 상습적 금품갈취
성폭력은 강간뿐 아니라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일어나는 성추행, 길거리나 직등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성기노출, 어린이 성추행, 음란전화, 음담패설 등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적으로 가해지는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말한다.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 따르면 2001년 한해동안 3593건의 상담이 접수되었다. 이는 2000년(2307건)에 비해 15.16%나 증가한 수치로 성인이 56.9%, 미성년 피해가 38.9%를 차지한다.
특히 야간 흉기휴대나 2인 이상 합동하여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인 특수강간의 경우 503건으로 2000년보다 약 두 배 증가하였다. 보통 성폭력 범죄의 70%이상이 아는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과는 달리 특수강간의 경우 대부분 모르는 사람에 의한 강도강간, 윤간의 형태로 나타나는 양태를 보였다.
성폭력은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갓난아기부터 70세가 넘는 할머니까지 대상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성폭력을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부 강간 후 금품갈취

청주 동부서는 지난 2월 27일 가정주부를 강간하고, 남편이 있는 것을 약점 잡아 돈까지 뜯어낸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유모씨(31) 형제를 붙잡아 폭력행위등 처벌에관한범률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모씨는 2001년 12월 말 새벽 치밀한 계획 끝에 정모씨가 운영하는 모 파크 투숙객으로 들어와 정씨에게 친누나가 죽었다는 거짓말로 동정을 호소, 접근하여 같이 이야기를 하던 중 그녀를 뒤로 밀어 넘어뜨리고 그녀의 옷을 벗긴 뒤 그녀를 강간했다는 것이다.
그 후 아예 정씨 소유의 모 파크에 살림방을 차린 유씨의 성폭행은 점점 심해졌다. 2002년 1월 말 정씨를 방으로 불러 “네 남편이 어디 근무하는지 알고 있다. 모든 걸 털어놓겠다”며 남편에게 성폭행을 알릴 것 같은 태도로 위협, 정씨를 또 다시 강간하고 30만원을 빼앗는 등 수 차례에 걸쳐 몇 십만원씩을 뜯어갔다.
그러나 이에 성이 차지 않았는지 급기야 유씨는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에 사는 친형 유모씨(35)를 끌어들였다. 이들형제는 그녀에게 돈을 뜯어내기로 공모하고 2002년 2월 19일 손님을 맡고 있던 정씨에게 찾아와 “동생을 간통하였으니 합의금조로 1천만원을 달라. 이 여관을 모두 빼앗을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그녀가 돈이 없다고 하자 “당신 남편에게 간통사실을 폭로하겠다. 전화가 어디 있냐”며 마치 전화를 걸 것 같이 겁을 주어 우선 계약금으로 20만원을 주고 나머지 980만원은 4월말까지 주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는 것이다. 항시 여관 출입문을 잠그고 생활하며 남편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워 공포에 떨고 있던 정씨는 그 후에도 이들 형제의 협박이 계속되자 경찰에 신고, 형제는 결국 매복중인 경찰에 검거되었다.
경찰은 “신고가 늦어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봤다”며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여자들이 피해를 당하고도 주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한다. 적극적 피해신고만이 범죄를 줄이는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한국 형사 정책 연구원에 따르면 90년대 중반 성폭력 사건 고소율은 6%대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소율 수치는 계속 증가, 접수된 2001년 성폭력 피해상담 고소율은 2000년(230건, 9.96%)에 비해 4.12%증가한 425건(14.8%)으로 나타났다. 증가요인은 성폭력과 성추행에 관련된 언론보도 등의 영향으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었고, 여성의 의식변화가 향상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폭력, ‘예방’이 최선책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은 밤중에 한적하고 어두운 곳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학교, 학원주변, 유치원, 화장실, 공원, 만화방, 아파트 놀이터 등 모든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가 내 몸의 주인이다”라는 자율권을 분명히 의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성폭력 예방법’은 대부분이 알고 있는 것들이다. 만약 아기를 돌보고 있거나 집에 혼자 있을 때 누구도 집에 들어오게 해서는 않된다. 현관을 열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게 되더라도 체인이나 빗장을 걸어야 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아이들을 놀게 해서는 안되고 낯선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과는 차에 같이 있지도 얻어 타지도 말고 이야기도 하지 말 것 등을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성을 쉽게 생각하고 성을 통제하려는 자세가 약하다. 따라서 성 충동을 조절, 자제, 책임지는 훈련을 해야한다. 또한 성폭력 가해자는 평생 자책감과 모멸로 내적 갈등을 가질 수 있고 또 상대방은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의 삶이 파괴되고 고통받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근친성 폭력의 예방을 위해서는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자신의 몸을 만지게 해서는 안되며 어릴때부터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다.
이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나 전문 상담자에게 문제를 털어놓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피해자들은 그 사실을 혼자 해결하고 싶어하나 슬픔이나 고통의 짐을 나누면 의외로 문제해결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성폭력은 사회적 범죄이며 수치스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한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잘못은 가해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 여성들은 ‘설마’ 라는 생각을 버리고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며 학교나 관련단체에서도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뿐만 아니라 성폭력 예방교육이나 가해자 예방교육 등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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