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스물 셋.

내 가슴에는
지워지지 않는 향수 하나가 살고 있습니다.

그건 초가집,
처음 지었을 때보다 그 집에 사는 사람에 따라
나중이 훨씬 더 깊고 그윽한 맛을 내던
산에 있는 온갖 나무들이 골고루 재료가 되고
온 마을 사람이 다 힘을 내놓아 짓던 집,

해가 바뀔수록 살이 찌던 벽과 지붕,
거기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던
생태계의 축소형으로
옛사람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그 집 하나에서도 넉넉하게 짐작이 가능한,

이 즈음이면 힘을 얻은 박넝쿨 넝쿨손이
잡히는 것이면 무엇이나 움켜쥐고 지붕을 향해 타고 오르고
좀 있으면 거기 피어나던 솜털 보송보송한 하이얀 박꽃이 꿈을 꾸던,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그 아름다움이
그리움 되어 떠오르는 아침,
눈가에 눈물이 괴는데
그것이 병이 된다 하여도 내려놓고 싶지 않은 그림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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