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여섯온 스물 둘.

며칠 전, 보은에 다녀오는 길에
산자락 끝 축축한 흙이 있는 곳에
엄청나게 떼지어 있는 나비를 보았습니다.

산길 굽이쳐 돌아오는 동안
곳곳에 그런 나비들이 보였고,
돌아온 뒤에도 여러 날 동안 그 나비 떼가
머릿속에 어른거렸습니다.
그러다가 엊그제부터 그 나비 무리의 날개짓이 조금씩 보였고
오늘에서야 무슨 뜻인지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었는데

오늘 아침 가닥 잡혀 떠오른 것,
그렇게 나비가 많아 보여도
그런 나비들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운 관문들이 있었는지,
모든 알이 다 애벌레가 되는 것도,
애벌레가 모두 고치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고 나서 비로소 나비가 되지만
모두가 짝짓기에 성공하여 알을 낳는 것도 아님,
그것이 그들의 날개짓에 담겨 있음을 비로소 보았는데

어린 시절 방학숙제로 곤충채집을 한다고
잠자리와 매미들을 잡으러 다니던 일을 뒤늦게서야 뉘우치는데
이제는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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