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의 송광호의원 죽이기 ‘1탄’
충성 편지 공개 등 흠집내기 나서
한나라당에서도 송의원 입당 의견 엇갈려

자민련이 송광호의원 죽이기에 나섰다. 자민련 도지부는 지난 7일 성명을 발표, 내년 총선에서 표로써 응징하겠다는 뜻을 시사한데 이어 송의원이 2000년 16대 총선 때 JP에게 보낸 충성편지<별도 기사 참조>를 공개하는 등 흠집내기에 본격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제천 단양지구당 부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송의원의 입당을 반대하고 있어 송의원의 한나라당 연착륙이 결코 녹록치 않을 조짐이다. 부위원장과 일부 당원들은 7일 대의원 450여명의 서명을 받아 중앙당 항의방문까지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반개혁적 인사를 받아들이는 것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개혁과도 배치된다”며 지구당 위원장을 당원들에 의해 상향식으로 결정할 것을 강력 주문했다. 지난달 24일에도 자민련의 당직자와 당원들은 제천에서 송의원 규탄대회를 열어 포문을 열었다. 이에 앞서 송의원은 지난달 10일 일본 유사법제 제정에 대한 자민련과 JP의 옹호 분위기에 반발,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옹호하는 자민련과는 정치를 함께 할 수 없다”며 탈당했다.

“지역 여론에 따랐다”

송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이후 그의 홈페이지에는 연일 격려와 비난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부정적 의견이 더 많다. 비난의 글중엔 송의원의 잦은 당적변경을 지적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지난 92년 14대 총선에서 정주영의 통일국민당으로 의원배지를 단 송의원은 그 후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국민신당 자민련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당력을 가졌다. 당적변경만을 놓고 볼 땐 도내 7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단연 수위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때도 송의원은 자신의 잦은 당적변경이 도마위에 올려지자 이렇게 해명했다. “통일국민당 의원으로 국회에 들어갔으나 정주영의 대권좌절로 당이 해체돼 민자당으로 들어가 15대에선 당명이 바뀐 신한국당으로 출마, 낙선했다. 그런데 당이 당시 무소속이던 김영준의원을 영입하는 바람에 탈당할 수 밖에 없었다. 자민련을 택한 것도 지역구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결코 개인적 판단이 아니었다.” 이번 한나라당 입당과 관련해서도 그는 “지역 주민의 정서가 한나라당에 기울어 있고, 지역구 의원으로서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며 예의 지역여론을 거론했다.

배추장사보다는 국회의원이 낫지

송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은 사실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다. 지난 대선 때는 공개적으로 이회창후보 지지발언을 해 그의 자민련 탈당과 한나라당 입당은 단지 시간문제이지 기정 사실로 받아 들여졌다. 당시 똑같이 탈당설이 나돌던 정우택의원(괴산 진천 음성)은 중립적인 자세를 보이며 예봉을 피해갔다. 한나라당 입당변에서도 송의원은 “긴 여행 끝에 마침내 집으로 돌아 온 기분”이라고 말해 그간의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 송의원의 당적변경이 비판받는 이유중의 하나는 항상 여론상 유리한 조건의 정당을 택했다는 것이다. 자민련 도지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으로서야 당선 가능성이 엿보이는 정당을 택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의 정치적 행태는 항상 양지를 좇았다. 기존의 당이 해체되고 다른 사람이 위원장으로 영입돼 부득이하게 당을 바꾼 사정은 이해하지만 그의 당적변경은 단기적 여론이 확 살아 오르는 쪽으로 쏠렸다는 것이다. 정치인에겐 이런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7일 도지부가 발표한 성명서엔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다. 지난해 대선 전 명암파크호텔에서 열린 충북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송의원이 “이회창후보가 대통령에 낙선하면 금배지를 떼고 마누라와 배추장사를 하겠다”고 단언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민련 도지부 김낙홍사무처장은 “당시 여러명이 들었기 때문에 지옥에 가서라도 증언할 수 있다”고 밝힌 반면 이날 행사를 주관한 유철웅 전 사무처장은 “그 분(송의원)이 이회창씨를 지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쨌든 송광호의원의 사례는 향후 정계개편에 따른 국회의원들의 당적변경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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