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ℓ짜리 93년 첫 개발 시작 … 총36종 모델 보유
눈길 끈 도발적 비교광고

지난해 11월15일자 전국 일간지에 눈길을 끄는 광고가 실렸다. 주부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치냉장고에 관한 이 광고는 이름없는 (주)빌텍이란 중소기업이 게재한 것이었다. 관련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만도의 '딤채' 등 김치냉장고들과 자사제품과를 비교한 이 광고 카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빌텍은 이 광고에서 자사제품만 유일하게 항아리형 용기를 채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표기용량대비 실용적률이 최고 85%로 만도의 딤채, 삼성 다맛, LG 김장독 등 타사 제품의 57~66%보다 월등하며 온도조절단계도 9단계로 가장 세분화하는 등 독특하고 뛰어난 기술을 채택하고 있음을 자랑했다. 더구나 빌텍은 내부온도확인기능, 주위온도 감지센서 등을 타사와는 달리 유일하게 배타적으로 채택했을 뿐 아니라 숙성시간의 단축기능에 서랍형 원터치 설계 등도 독보적임을 자랑하고 나서 광고소비자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주)빌텍은 한술더 떠 "김치냉장고의 원조는 만도의 딤채가 아니라 빌텍의 김치나이스"라며 원조를 자처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대기업들과 정면대결을 불사하는 다윗의 이런 저돌적 공세는 사실 '믿는 구석'이 없고서는 현실적으로 감행할 수 없는 위험한 자살행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빌텍이라는 무명의 중소기업이 지역기업이라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우리에게 더욱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3년에 6ℓ짜리 처음 시판

진천군 이월면 노원리에 자리잡은 (주)빌텍(www.billtec.co.kr)이 김치냉장고의 원조를 자처하며 대기업도 습득하지 못한 첨단기술을 무기로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빌텍(대표 김익홍)은 지난 93년 6리터와 22리터 짜리 초소형 김치냉장고(자동차 탑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의 시판에 들어감으로써 95년부터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딤채'보다 2년가량 먼저 개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드러내 놓고 김치냉장고의 원조를 자임하고 나선 빌텍은 만도 등 타회사에서 본격적인 원조논쟁을 걸어오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는 빌텍이 그만큼 자신을 갖고 있다는 반증일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자사제품이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는 반사적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모델명 BT-300S인 자사 제품의 경우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실제 용적률이 표기용량 대비 79~85%인 반면 모델명 DD-1703T의 딤채는 실용적률이 고작 66%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주)빌텍 측은 "이런 주장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경쟁업체에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언제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실제용적률 가장 큰 첨단제품

1992년 설립된 (주)빌텍이 김치냉장고 개발에 나선 것은 1993년초. 원래 FDD(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헤드를 생산, 삼성전자에 납품하던 빌텍은 태일정밀이 중국으로 이전해 쌍태전자를 설립한 뒤부터 가격경쟁력을 잃게 되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장고 끝에 일대결단을 내린 빌텍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열전반도체소자(TEC)를 응용한 김치냉장고 개발에 나섰는데, 마이컴전자 김장독은 그렇게 해서 개발된 것이다. 빌텍이 김치냉장고의 원조는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결정적 근거는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두고있다.
빌텍은 96년에 나이스 콜 정수기를 모기업인 청호측에 납품하기 시작했고 97년에는 '김치 뱅크'라는 브랜드로 역시 청호정밀측에 주문자 상표부착 방식(OEM)으로 납품하고 있다. 그리고 98년에는 '그린시스(GREENSYS)'라는 이름으로 미국수출길을 뚫은 뒤 '여섯개 김치독'이란 이름의 80리터 130리터 164리터형 김치냉장고를 잇따라 출시(99년)하는 가 하면 2000년에는 '김치 석빙고'를 내놓는 등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에 나섰다.

95포기 담을 수 있는 210ℓ짜리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에는 190리터와 210리터짜리 대형 김치냉장고 '김치나이스'를 자체 브랜드로 개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는 등 괄목할 성장을 하고있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210리터짜리의 김치 보관능력은 무려 95포기에 달한다.
95년 무역의 날에 100만 달러 수출의 탑 수상(95년·270만 달러 수출)-벤처기업및 우량기술기업 지정(98년)-충청북도 으뜸기업 지정(2001년) 등의 경력을 쌓고있는 (주)빌텍은 지난해 매출액 규모가 3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95년에 4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6년만에 700%를 훨씬 뛰어넘는 엄청난 기록.
6리터에서 210리터에 이르기까지 총 36개의 김치냉장고 모델을 개발한 (주)빌텍은 올해 매출액 목표를 400억원 이상으로 늘려잡고 있다.
/임철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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