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 학비 저렴, 교수진 좋아” 원생들 이구동성
도청동문회 회원 35명, 매년 회원들끼리 워크숍도

“현장경험을 이론과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장은 많이 알지만 이론이 약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 “시야가 넓어져 다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자산이다. 전에는 나 혼자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다보니 문제를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충북대 행정대학원에 다니고 있거나 이미 졸업한 사람들의 얘기다. 행정대학원은 공무원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곳 중의 한 군데. 그 중 충북지역에서는 충북대 행정대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생들은 국립대학이라는 자부심과 학비가 싸다는 점, 그리고 교수진이 좋다는 점 때문에 이 곳을 선택한다고 입을 모았다.

▲ 공부하는 공무원들이 늘면서 충북대 행정대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생들은 현장경험에 이론을 접목시킬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은 강의를 듣고 있는 원생들.
충북대행정대학원도청동문 35명
지난 88년 개원한 충북대 행정대학원은 올해로 20년이 됐다. 스무살 청년이 되기까지 행정학 석사 368명을 배출했다. 학교측은 이 중 90%가 공무원이고, 전체의 70% 가량이 도내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곳을 졸업한 300여명의 선·후배들은 공직사회에서 또 하나의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충북도는 행정대학원 출신들끼리 모임을 결성했다. 현재 회원은 35명. 이석표 전 자치행정국장이 회장을 맡고 있었으나 명퇴하고 충북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나가 현재는 공석이다. 후임 회장은 연영석 정책관리실장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부회장은 박성수 농정본부 농업정책팀장과 박재익 생명산업본부 박람회기획팀장.

그 외 박경국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지역경제활성화 TF팀 국장, 우병수 도의회 사무처장, 김전호 감사관, 강호동 총무과장, 양권석 자치연수원 교육운영과장, 이규상 청남대관리사업소장, 윤기관 도의회 의회운영전문위원, 성기소 정책관리실 정책관리총괄 사무관, 조병옥 혁신담당관실 혁신전략 사무관, 이차영 자치행정과 행정업무 총괄사무관, 정준영 전략산업팀 사무관, 전우배 통상외교팀 국제협력 사무관, 정일택 통상외교팀 국제교류 사무관, 김문근 균형정책팀 균형총괄 사무관, 어성준 교통물류팀 공항지원 사무관, 권석규 여성정책과 여성기획 사무관, 신성룡 도로관리사업소 시험실장, 한필수 도의회 홍보담당 사무관, 김춘호 문화정책과 문화산업기반조성 담당, 안기숙 보건위생과 식중독예방담당 등이 회원이다. 이 중 박경국 국장과 성기소 사무관은 더 나아가 박사학위를 받았고, 연영석 실장과 이석표 이사장은 현재 박사 논문 준비 중에 있다. 

▲ 충북대 행정대학원 정원은 34명이나 이 중 90%가 공무원이다. 그리고 전체의 70% 가량이 도내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컴퓨터 작업중인 원생들.
이들은 모임을 친목도모 수준에서 업무협의와 개선으로 한 차원 끌어 올렸다고 자평한다. 지난 2005년부터 도내를 돌면서 1년에 한 차례씩 워크숍을 열고 자료집도 발간하고 있다. 정일택 충북대행정대학원도청동문회 사업부장은 “1박2일 일정으로 모여 지도교수 초청 특강, 발표, 토론, 등산, 식사를 한다. 만나서 먹고 마시지만 말고 업무에 도움되는 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회원들이 모두 좋아한다. 올해는 하반기에 워크숍을 열 계획”이라며 “우리 동문회는 고등학교나 대학 동문회와 다른 학구적인 것이 있다. 서로 대화도 잘 통하고 업무협조도 잘 된다”며 유익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이들은 ‘한국의 식량위기와 한미 FTA 관계’ ‘고령화시대 혁신적인 농촌 지역개발사업’ ‘정책갈등이 발생하는 원인과 대응방안’ ‘하이닉스 효과’ 등의 주제를 가지고 워크숍을 진행했다. 동문회가 간혹 단순한 친목 혹은 패거리문화로 손가락질을 받는데 비해 이 곳은 공부하는 모임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어 이래저래 관심을 끌고 있다.

“즉석토론·현장중심 리포트낸다”
배영목 행정대학원장은 “행정이론과 행정실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면서 행정공무원 및 각 분야 지도자의 전문성과 지도력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입학정원은 34명이고 현재 19기까지 배출했다. 올해는 강의실과 세미나실의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해 원생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자랑했다.

이어 최영출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대학원은 지자체, 교육청, 경찰서, 소방서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충북대가 지역거점대학이라는 장점과 교육환경이 좋으면서 학비가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원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또 역사가 20년 되다보니 선배들도 많이 배출돼 업무상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서 “주경야독하는 공무원들임에도 교육이나 감사, 출장 같은 특별한 경우 아니면 결석과 지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모두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 충북대행정대학원도청동문들은 지난해 6월 워크숍을 갖고 영동 민주지산에 올라 화이팅을 외쳤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공무원들의 특성을 감안해 요즘 이슈에 대한 즉석토론을 열고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한다. 리포트도 현장에서 겪는 것을 쓰게 하고 다른 분야 사람들과 대화하도록 해서 안목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넓게 만나다보면 문제 해결능력이 생기고 리더십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대학원이 이론 중심이라면 특수대학원은 실무쪽에 치중을 두는 만큼 정책개발·기획·문제해결 방안모색 등으로 관심영역을 확대한다는 게 최 교수의 말이다. 원생들도 이런 토론을 통해 이론과 경험을 접목할 수 있다고 이구동성이다.

한편 충북대 행정대학원 교수진은 강형기·권일찬·이기주·최영출·이재은 교수 등 행정학과 교수들로 짜여져 있는데 모두 지독하게 공부를 시켜 ‘악명’ 높다는 게 원생들의 말이다. 모 씨는 “발표, 토론, 리포트 등을 얼마나 많이 시키는지 힘들다. 휴강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교수님들이 공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게 만든다”며 웃었다.

충북대 행정대학원 출신들은 인원이 많다보니 총동문회는 유명무실하고 기수별로 움직이고 있다. 도내 부단체장 동문으로는 안중기 영동부군수, 박종섭 진천부군수, 김승진 증평부군수, 류한우 영동부군수가 있고 청주시 공무원 중에는 곽연창 부시장, 권병홍 상당구청장, 김충제 주민생활지원국장, 최진섭 시의회 사무국장, 김동관 문화예술체육회관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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