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의 규제가 완화돼면서 신규 등록업소가 늘어나고 기존 업소들간의 차별화·대형화 경쟁이 치열하다.
건물 전체가 룸싸롱인 『기업형 술집』속속 등장
러브호텔이 몰려있는 청주시 복대동 고속터미널 주변 여관건물. 그 지하에는 영락없이 룸싸롱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설에 고향(청주)를 방문한 김모씨(32)는 몇 년 새 유흥지구로 바뀌어 버린 복대·가경 지구를 보고 멍해졌다. 이 곳은 청주로 들어오는 입구로서 청주의 이미지를 한 눈에 알수 있는 곳이 아닌가.
김씨는 “청주로 오면서 가로수 길을 지나자 마자 개수도 헤아릴 수 없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여관과 유흥주점에 놀랐다”면서 “고향의 이미지가 이런 유흥가로 대표되는 것에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최근 실업자수가 다시 늘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향락산업은 계속 활기를 띄고있다. 특히 향락문화의 상징인 룸싸롱과 유흥주점은 오히려 초호화, 대형화 추세로 가고있어 과소비와 퇴폐문화를 부추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북도는 특히 지난달 18일, 시민단체들의 철회요구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해 온 유흥주점 신규허가제한을 12년 만에 해제했다.
유흥주점의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는 바람에 기존업소에 엄청난 프리미엄(권리금)이 붙고 단란주점 등에서 불법 변태영업행위가 이루어 지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로써 지난 90년 당시 내무부가 청소년 보호 및 과소비 억제책으로 내놓은 유흥주점 신규허가규제 방침이 12년만에 풀리게 된 것이다.
도 관계자는 “충북을 제외한 타 도시들이 수 년전부터 이미 유흥주점 허가제한조치를 해제했다. 이로 인해 형평성 시비와 기존업소에 대한 특혜논란이 제기돼 왔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정부의 특별소비세 인하 등 각종 규제완화 시책에 부응하기 위해 제한조치를 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흥주점의 신규허가 제한 해제가 시행되고 있는 지금도 시민단체의 반대입장은 여전히 완강하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신규허가제한 하에서도 지역에 각종향락산업이 팽배해 있는 현 상황에서 유흥주점 신규허가제한마저 해제한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향락적 음주문화와 그릇된 접대문화를 더욱 부추길 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와 상품화로 인한 인권침해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이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차별화로 경쟁력 갖추자”

규제가 완화되면서 초호화 룸싸롱이 호황을 누리자 기존의 유흥주점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급대리석과 가구를 바꾸는 등 내부수리가 한창이다. 타 업소보다 시설면에서 낙후한 일부 단란주점들은 아예 폐업신고를 내고 내부수리를 한 후 유흥주점으로 신규허가를 내는 등 다투어 초호화 시설로 바꾸기에 한창이다.
충북도의 유흥주점 신규허가제한 해제 이후 현재까지 1달 여 사이에 청주시에서는 5개의 대형 유흥주점이 늘었다. 여기에 신규허가를 준비하고 있는 곳도 많아 앞으로 유흥주점의 신규허가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용암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이모씨(34)는 “술값이 비슷한 상황에서 내부시설이 잘 갖추어진 가게로 손님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내부수리를 한 후 유흥주점으로 허가낼 계획이다. 내부수리 비용으로 3천-4천만원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규허가가 늘고있는데 대해 청주시는 “적법하게 허가를 신청하면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S유흥주점과 K유흥주점등의 경우 건물 1·2층 전체가 룸싸롱으로 사용되는 이른바『기업형 술집』이다. 내부 또한 고급 대리석과 고급가구들로 차 있는 이곳은 밤마다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룸싸롱의 ‘대형화’ ‘차별화’만이 상업업지역의 위락시설에 대거 몰려있는 유흥주점 가운데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가게를 이처럼 대형화·초호화로 바꾸는 이유는 당연히 가게의 매출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내부수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 모 단란주점 주인은 “내부수리에 든 돈은 한달도 않돼 빠진다”며 “전보다 손님이 많이 늘었다. 지금은 하루매출이 수 천만원에 이를 때도 있다”고 밝혔다.
규제완화에 발맞추어 용암동 등지에서도 소규모로 주점을 운영하던 업주들도 동업을 통해 대형 룸싸롱으로 바꾸고 있으며 3-4층 건물전체를 룸싸롱전용으로 운영하는 곳도 생겨났다.

향락문화 확산 우려

규제가 완화되면서 유흥주점이 새로 생겨나고 대형화 되는 등 유흥업소의 경쟁이 치열해짐에따라 향락·퇴폐문화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술집의 룸싸롱화는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가 점점 퇴폐와 향락으로 치닫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조치에 맞춰 미성년자 고용이나 퇴폐행위 등에 대한 지도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흥주점 신규허가제한이 해제된 이때 사회 전반적인 각성없이 이 같은 사치. 호화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룸싸롱(유흥주점)이 하나의 산업으로 확대, 기업화 돼면서 그 속에 종사하는 여성 크게 증가 하고 외국인 윤락여성의 수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규제완화와 자율성, 지방자치단체의 경제자립이라는 명목아래 유흥업소가 난립하고있는 상황을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
유흥업소의 난립은 우리 사회에 그만큼의 수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 국민의 정신적 성숙도와 가치관과 연관이 있다.
제도권 교육에서의 인간 기본의 가치와 윤리, 도덕성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아울러 독버섯처럼 늘어만 가고있는 향락산업의 확산을 막기위해서는 퇴폐윤락업소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경제적 제재 등의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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