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다섯온 아흔 여섯.

지금 삶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런 이들에게
제멋대로 뒤엉킨 실꾸러미 하나를 들고
올을 찾아가면서 끝까지 한 번 풀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런 것이 그냥 있을 수 없으니
가까운 가게에 가서 실꾸러미를 한 타래 사다가
뒤죽박죽으로 주물러 놓으면
저절로 엉킨 실타래가 될 터이고
그것을 가지고 시도해 보면 된다는
조금은 터무니없는 제안을 해 보는 겁니다.

끝이 보이는 대로 이리 저리 풀어내고
그예 안 되는 곳은 잘라서
다시 한 끝을 찾아 또 풀면서 먼저 풀어놓은 가닥과 잇고
그러다 보면 짜증도 나고 그만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도 들 터인데
꾸준히 하다 보면
그리 오래지 않아 마침내 다 풀어 가닥 잡아
제대로 된 실꾸러미 하나를 뭉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이라는 것이 엉킨 실을 푸는 것과는 견줄 수 없는 것이지만
엉킨 실타래 하나를 풀 정도의 집중력과 신중함을 갖는다면
실을 푼 사람이 삶을 풀지 못하겠느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
그리하여 가닥잡힌 삶을 살아갈 빌미 하나를 얻는다면
그 아니 좋은 일이겠는가 싶어서 말입니다.

지금 나는 인천에 와서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하던 누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사이 사이 이런 저런 다른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듣다가
지난 겨울 연을 만들 때 우리 교회 식구들이 헝클어놓은 실타래를 올 잡아 풀어
마침내 끝을 보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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