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지역기반 ‘역시나’
● 홍재형(청주 상당)

홍재형 의원에게 고액기부를 한 인사들은 대부분 지역의 건설회사 대표들이다. 이는 비단 2007년뿐만 아니라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2007년 고액기부자 가운데 태성에너지 김상오 대표이사(500만원), 삼우건설 표성수 대표(400만원), 동원건설 송승헌 대표(200만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2~3년 전 후원회 고액기부자 명단과는 대조적으로 과거 지역에서 공동주택을 건설했던 대형 건설업체 대표이사들의 명단이 대부분 사라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침체된 지역의 건설경기를 반영했거나 이들 중 상당수가 차명 또는 나눠 내기 형태로 자신의 신분을 숨겼기 때문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홍 의원의 고액기부자 명단 중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인물은 구 수아사 앞 지하상가를 ‘프리몰’로 새 단장하고 영업에 들어간 대현실업(주)의 손준석 대표이사. 손 대표이사는 홍 의원 후원회에 300만원을 냈다.

그 많던 K·S는 모두 어디로…
● 오제세(청주 흥덕갑)

17대 국회 초기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총액을 분석해보면 단연 전직 관료 출신이 우위를 나타냈었다. 2004년 모금액을 보더라도 홍재형 의원이 국회의원 전체 가운데 2위였고, 도내에서는 변재일, 오제세, 이시종 의원이 뒤를 이었다.
오제세 의원은 경기고, 서울대 학맥에다 인천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형성한 인맥으로 서울·경기지역 후원금이 주를 이뤘던 것이 특징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도 고액기부자 가운데 직업란을 비워두거나 회사원 등으로 은폐한 경제계 인사들이 많았다. 이순종 한화 부회장을 비롯해, 이평호 한화건설 상무, 경기고 동창인 LG화재 구자준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
그러나 2007년 고액기부자 명단에서는 이같은 거물들이 모두 사라졌다. 오 의원은 이에 대해 “아무래도 중앙언론의 잇따른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07년 기부자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라마다플라자청주호텔 송재건 회장으로 500만원을 기부했다.

소액기부자 중심의 ‘약진’
● 노영민(청주 흥덕을)

노영민 의원 후원회의 특징은 과거부터 고액기부자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다른 청주권 의원들이 30~40명의 고액기부자를 모았던 2004년에도 고액기부자가 9명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고액기부자는 6명이 전부지만 다른 의원들의 고액기부자가 대폭 감소한 것에 비교하면 소액기부자 중심으로 꾸준히 약진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지역 국회의원 홍재형, 오제세, 변재일, 이시종 의원에게 각각 300만원을 낸 (주)그래미의 남종현 회장이 노영민 의원에게만 1인 한도액인 500만원을 냈다는 것. 장현석 청주문화원장도 노 의원에게 200만원을 기부했다.
이밖에 직업을 회사원으로 기재한 서울 거주 김 모씨(29세)가 200만원을 낸 것은 차명에 의한 기부가 아닌가 짐작되는 부분이다.

부부 두 쌍이 1900만원 ‘고효율’
● 변재일(청원)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변재일 의원은 17대 국회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그동안 내로라하는 벤처기업인들로부터 집중 후원을 받아왔다. 17대 국회 첫해인 2004년에는 모두 42명으로부터 고액기부를 받았는데, 네 명 중 한 명이 벤처기업인일 정도. 한글과 컴퓨터 백종진 대표이사를 비롯해 소넷의 지영천 대표이사, 노아테크놀로지의 장재석 대표이사, 디지토닷컴의 김근태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2007년 고액기부자는 다 합쳐도 11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통신공사 전문업체인 운암개발의 정일섭 사장, 정 사장은 본인 앞으로 5차례에 걸쳐 500만원, 부인인 이 모씨 앞으로 역시 5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냈다.
이밖에 부부 대학교수인 백 모씨와 이 모씨도 각각 450만원씩 모두 900만원을 기부해 변 의원은 두 쌍의 부부로부터 1900만원을 후원받는 효율성(?)을 과시했다.

장모·친구 등 ‘단 세 명’이 전부
● 김종률(증평·진천·괴산·음성)

김종률 의원의 고액기부자는 단 세 명이다. 그도 알고 보면 장모와 친구 등이다. 괴산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 연 모씨가 30만원씩 7차례에 걸쳐 210만원을 냈고, 장모인 염 모씨도 역시 30만원씩 9차례에 걸쳐 270만원을 기부했다. 여기에 직업란에 회사원이라고 적은 소 모씨가 한 번에 300만원을 냈다.
김 의원 후원회의 모금액은 공개 대상이 아닌 사람까지 포함한 총액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590만원에 불과해 후원회 인건비나 사무소 운영비 3763만원보다도 적다. 지난 회기에서 이월된 금액 5114만원 때문에 적자를 면했을 정도. 김 의원은 이례적으로 민주당 중진인 강봉균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내세웠으나 실질적 역할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후원회 모금에는 이례적으로 김 의원의 보좌관과 비서관 등 두 명이 합계 590만원을 직접 후원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명에 의한 것인지, 본인들의 충정(?)인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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