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제주 한성항공 이어 제주항공 다음달 취항
현재까지 수요는 충분, 국제선 선점이 성공 열쇠

제주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을 신규 취항함에 따라 저비용항공사들이 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3일부터 청주~제주 노선을 하루 6편(왕복 3회) 운항한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3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이 노선의 신규 개선 면허를 취득했으며 현재 발권 부스설치 등 취항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운임은 대형 항공사의 70% 수준으로 책정, 주중(월~목) 4만1000원, 주말(금~일) 5만5800원, 성수기 6만1500원이이며 지난 5일부터 예약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에 투입할 항공기는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제작한 Q400 터보프롭 기종으로 78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청주국제공항은 중부내륙 거점공항으로 중부권 및 수도권에서 공항접근이 용이한데다 2012년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다”며 “공공기관 이전과 주변 시설이 완료되면 청주국제공항의 항공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충분한 항공 운송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선택 폭 확대
제주항공의 청주~제주 노선 취항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경쟁하고 있는 대형항공사는 물론이고 저비용항공 또한 경쟁하게 됐다.
한성항공은 이미 2005년 8월부터 이 노선을 취항하고 있으며 같은 해 말 불거진 경영권 분쟁 위기를 넘긴 뒤 항공기 추가 도입과 김포~제주 노선 취항 등 안정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성과 제주가 경쟁함으로서 소비자들은 저비용항공 또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우선 운임은 제주항공이 고정운임을 적용하는 반면, 한성항공은 탄력운임제로 운영하고 있다.
한성항공은 주중 1만9900~5만1900원, 주말 3만9900~6만5900원, 성수기 3만9900~6만9900원 등 다양하게 적용, 운임 체계가 달라 두 항공사를 직접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운항편수는 한성이 왕복 4회로 제주 보다 1회 많은 대신 항공기는 66인승인 한성의 ATR72기 보다 제주의 Q400이 12석 많아 승객수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를 최대한 줄여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의 특성상 서비스 양 보다는 승무원 등의 서비스 질적 수준이 고객들의 선택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운항중인 항공기도 4대씩 같고 김포~제주 노선 또한 경쟁체제로 운항하고 있어 두 항공사의 승패가 벌써부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저가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가 10여개에 육박하는 등 저가항공의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성과 제주, 저가항공 1세대들이 얼마나 자리를 굳힐지도 관심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한성이나 제주항공 모두 아직까지 손익분기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얼마나 빨리 경영안정을 이루느냐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저가항공 경쟁, ‘나쁘지 않아’
청주~제주 노선의 저가항공 경쟁에 대해 한성이나 제주항공 모두 ‘결코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성항공의 청주~제주 노선이나 이 경쟁하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 모두 평균 탑승률이 90%를 웃돌고 있는 만큼 ‘나눠 먹기’ 보다 집적화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성주 한성항공 부사장은 “평균 탑승률이 90% 이상이라는 것은 매회 매진이라는 의미다. 저가항공 수요는 아직까지 충분하다는 판단이고 제주항공 취항이 오히려 저가항공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지난해 건교부가 발표한 항공사별 안전운항지표에서 한성항공이 1위를 차지했고 비행중 안전장애 발생도 ‘0’를 기록, 안전성도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터보프롭에 익숙치 않은 승객들이 저가항공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 오히려 승객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가항공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대형 항공의 70% 수준인 운임을 내리거나 최소한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비용절감 등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이 보편화 돼 있는 유럽의 경우 많게는 대형항공 운임의 10%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매 방법과 예매 시점, 심지어 보험도 선택사항으로 적용하기도 한다. 국내 저가항공사 또한 운임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찾아 저가항공의 매리트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선과 화물노선 취항을 통해 수입구조를 다양화 하고 확대하는 노력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저가항공업계 승자는 국제노선을 선점하는 업체가 될 것이다. 이는 한성이나 제주항공 모두 잘 알고 있는 사항으로 국제 화물노선으로 까지 확대해 시장을 넓히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 곧 국내 저가항공사들에게도 국제노선 취항의 문이 열릴 것으로 보이며 이후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성 對 제주, 어떤 비행기가 더 좋을까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청주~제주노선에 투입하는 항공기중 어느 기종이 더 좋을까. 두 회사 모두 제트엔진과 프로펠라를 함께 사용하는 터보프롭 기종을 선택했다.
터보프롭은 최고 시속 500~600km로 제트기에 비해 느리고 운항거리도 짧지만 운항고도가 낮고 연비도 좋아 단거리 노선에 적합한 기종이다.

특히 이착륙 거리가 짧고 사고율도 제트기 보다 낮아 안전성도 입증돼 세계 저가항공사 대부분이 터보프롭을 선택하고 있다.

한성항공은 프랑스 에버버스 자회사인 ATR사가 생산한 ATR72기를 사용하고 있다. 길이 27.2m, 폭 27.1m, 높이 7.7m 크기의 ATR72기는 최대 22톤을 싣고 최고속도 527km/h로 2000km를 날아갈 수 있다.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제작한 제주항공의 Q400은 길이 32.8m, 폭 28.4m, 높이 8.3m로 29톤 까지 싣고 이륙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667km/h, 최대운항거리는 2522km다.

Q400이 ATR72 보다 크지만 더 많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ATR72기다. ATR72기는 전세계 단거리전문 항공사, 저가항공사, 지역항공사 등에서 682대가 운항하고 있지만 Q400은 97대에 불과하다.

최소한 항공기 제원상으로는 어느 기종이 더 낫다고 평가하기는 곤란하며 다만 경제성에서는 ATR72가, 실내 인테리어와 정숙성은 Q400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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