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다섯온 여든 여섯.

물을 따라 걷는 동안 참 많은 것을 보았는데
그 중 하나를 꼽는다면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를 다시 본 것입니다.

물가에 버려진 엄청난 쓰레기들을 보면서
저게 바로 내 뒷모습이라는 생각으로 부끄러웠는데
저녁을 먹으면서 폴란드에서 왔다는
푸른 눈을 한 작은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목사라고,
그러나 아직은 목사가 아니라 목사 되는 길을 가는 중이라고,
그래서 나를 목사라고 소개하는 자리마다 부끄럽다고,
얼마나 더 살면 그렇게 말해도 부끄럽지 않을는지
그런 날이 오기는 하려는지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을 하면서 그 스님이 알아들었는지 확인이 잘 안 됐는데
스스로를 확인하는 말이었으니
전달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었고
내가 권한 새송이버섯 반찬을 맛나게 먹는 스님으로 인해
그저 즐거웠습니다.

저녁 뒤에 짧지 않은 뒷풀이 시간,
내가 함께 하지 않았던 시간 동안
그들이 강을 모시는 일에 무슨 일이 있었고
그러면서 무엇을 배워왔는지를 엿볼 수 있어서
또한 즐거웠는데

모두 마치고 늦은 시간 돌아오면서
그들이 있어 내가 행복했다는 것까지를 알았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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