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코스모링크 노사분규 3개월째

옥천군 코스모링크 노사분규가 사측의 노조원에 대한 직장폐쇄와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일부 노조원들은 사원협의회 소속 직원들과 물리적 충돌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1일 옥천군 이원면에 위치한 전선류 제조업체 (주)코스모링크에서 노조가 설립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전충청지부 산하 지회로 출범했지만 노조설립 직후 시작된 노사간 단체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고 파업찬반투표를 거친 노조는 27일 파업 출정식을 예고 했다.

그러자 조합원 교육장 겸 조합 사무실로 활용해온 구내식당 사용에 대해 회사측이 제동을 걸었고 용역경비업체 직원들까지 동원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노조원이 병원에 후송되는등 사태가 확산되자 노사간 협의를 통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들의 제한적 출입과 용역경비업체 철수, 단체교섭 이행 등에 합의했다.

일단 조업은 정상화됐으나 노조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잔업을 거부했고 회사측은 지난 3월 7일부터 전격적인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코스모링크 노조원 90여명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직장폐쇄에 맞서 공장내 기숙사 건물에서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회사측은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강제해산시키려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또한 구내 식당에서 농성중이던 노조원들에 대해 9일 새벽 1시 50께 사원협의회 소속 사원들이 몰려와 구내식당 대형 유리를 깨고 시설물을 파손시켰다. 일부 사원들은 각목을 휘두르고 식당 바닥에 신너를 뿌리는등 과격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방호스를 끌어다 물을 뿌리는등 새벽 5시 30분까지 폭력적인 상황이 진행됐다는 것.

이같은 충돌사태로 인해 현장에 있던 노조원 18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와 같은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모링크 노동자들을 진료한 배기영 박사(신경정신과 전문의)는 24일 “이 회사 조합원 12명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3명은 적응장애, 3명은 우울증으로 진단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극도의 공포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최소 두세 달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직장폐쇄 1개월이 경과된 지난 10일 회사측은 노조원들을 배제시킨채 사원협의회 소속 직원들만 공장 출입을 허용하는 부분 직장폐쇄로 전환했다. 교섭 상대인 노조를 무시하고 비노조원들만을 선별 출근시켜 대화 분위기 조성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15일에는 노조원 76명을 대상으로 대전지법에 1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을 제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23일 옥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은 이미 2월과 3월 임금에서 각 4시간씩 삭감해서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사람은 폭력에 시달리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우리 조합원들”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한 지난 3월 9일 한밤중에 폭력을 행사하고 신나를 뿌리는 등 구사대 역할을 한 사원협의회 일부 직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옥천경찰서 등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사측의 손배소송에 맞서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18명의 노조원들에 대해 산재 신청과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옥천 장날인 지난 25일에는 군청앞에서 노조원들의 집회를 열고 시내 일원에서 주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노조원들의 부인 10여명도 참가해 재래시장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며 “남편이 빨리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홍보했다. 이들은 “월급이 중단되다보니 가족들 생활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이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것이 안타깝다.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같이 일하던 동료직원이 하루아침에 구사대가 되서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니 그 충격이 얼마나 컸겠는가”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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