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저조, 삼화·자화 개선 전자업종 양극화

1분기 실적 분석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공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산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그중에서도 메모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이 급격한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반면 전기제품이나 하드웨어 관련 업체는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의 부진은 하이닉스반도체의 추락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하이닉스는 최근 1분기 실적과 관련, 해외법인 포함 매출액 1조604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1조8500억원 대비 약 13%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의 2조4500억원에 비해서도 약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익의 감소세는 크게 확대돼 영업이익 4820억원, 당기순이익은 무려 67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 3180억원, 순이익 4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무려 절반이나 적자폭이 증가한 것이며 4460억원과 4310억원의 흑자를 낸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200%가 훨씬 넘는 감소율을 나타냈다.

심텍도 948억8300만원의 매출을 올려 17억1800만원의 영업이익과 6억4200만원의 순이익을 내 흑자는 유지했지만 지난해 4분기나 전년 동기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됐다.
전년 동기 98억1000만원의 영업이익과 87억18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에 비해 각각 82%와 92% 크게 감소한 것이다.


반면 삼화전기는 399억원의 매출을 올려 820억원의 흑자를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 11.7%, 순이익 79.7%의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크로바하이텍도 192억26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려 7억7900만원의 적자에서 6억1100만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자화전자는 아직까지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대신증권이 185억원의 매출액과 35억원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가격 폭락, 전망은 맑음
하이닉스반도체와 심텍의 실적 부진은 세계 반도체 가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지난해 봄 만 해도 512MB D램 가격이 5달러를 넘었지만 지금은 1달러에도 미치지 않으며 1GB 마저도 2달러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낸드플래시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이 급락해 4분의 1이하로 떨어졌다.
하이닉스가 1조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48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 대비 생산원가가 높았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라면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하이닉스 뿐 아니라 심텍도 고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심텍은 지난해 매 분기 800~9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90억원, 순이익 50~60억원을 실현해 왔다.

하지만 올 1분기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면서도 영업이익 17억1800만원, 순이익 6억4200만원으로 급감한 것이 반도체 가격 하락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들은 현재의 부진이 바닦을 친 것으로 분석하고 하반기 이후부터 비교적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최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장기계약 분도 가격을 상향 조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더욱이 200mm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던 청주의 M9을 300mm로 대체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있고 2분기부터 DDR3 제품 공급을 시작하는 등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고 낙관했다.

더욱이 시스템IC나 비메모리 분야 진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삼화전기·자화전자 모처럼 희색
하이닉스와 심텍이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데 비해 삼화전기나 자화전자 등 비 반도체 기업은 실적이 개선됐다.
콘덴서 등 전기제품을 생산하는 삼화전기는 지난해 매분기 7~8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3~4억원에 그쳤지만 올 1분기 들어 영업이익 18억1800만원, 순이익 8억2000만원을 실현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91.1%,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142.8% 증가한 실적이다.
대신증권이 추정한 자화전자 1분기실적도 185억 매출에 영업이익 14억원, 순이익 3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신장했다.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업체인 크로바하이텍 또한 전년 동기 8억원 가까이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들어 6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하는 등 뚜렷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새 지속적인 매출액 감소세를 보이던 자화전자는 실적 개선과 함께 신제품 출시 등 향후 전망도 밝아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자화전자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가 늦어져 증권가에서도 걱정이 많았지만 지난해 집중한 연구개발로 이달부터 신제품이 나오고 해외공장 라인도 안정화 돼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도 호재로 작용해 실적이 개선됐다. 더 희망적인 것은 앞으로의 전망이 더 밝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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