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서비스, 인터넷 포탈업계 최초 청주 상륙
6백명 고용 네이버·한게임 운영, 지역기업 선언

인터넷은 주소 앞에 www(world wide web)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인터넷에서는 나라와 인종 상관 없이 소통할 수 있으며 그래서 ‘정보의 바다’라고도 부른다.
인터넷 기업은 교통이나 물류, 회사의 위치, 접근성 등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 기반과 양질의 인력수급만 충분하면 어디서든 가능한 사업이다.
NHN서비스(주)가 지역기업화를 선언하고 청주에 대규모 사무실을 연 것에 대해 매우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청주시 흥덕구 분평사거리 BYC빌딩 6000㎡ 공간에 청주지역본부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100명의 직원을 채용했으며 연말까지 400명, 내년엔 1만㎡까지 공간도 늘려 총인원 600명의 본부조직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포탈·게임 운영
NHN서비스(주)는 2005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개발해 운영하던 NHN이 ‘운영’ 부문을 분사한 업체다.
NHN은 국내 최대 인터넷포탈 네이버와 한게임의 기획과 개발, 운영까지 모든 부문을 담당해 왔지만 몸집이 커짐에 따라 운영과 유지관리를 전담할 NHN서비스를 자회사로 설립한 것이다.

현재 NHN서비스는 경기도 분당 본사와 춘천, 청주지역본부를 포함해 24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청주본부 조직이 완성되는 내년에는 3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청주본부가 네이버와 한게임 운영의 심장이 되는 것이며 데이터등록, 게임운영, 모니터링 등 고객관리를 포함한 모든 일이 이뤄진다.

▲ NHN서비스가 청주본부를 개설한 뒤 채용한 직원들의 교육이 한창이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6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 사진=육성준기자

특히 인터넷상에서 행해지는 각종 탈불법을 걸러내고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몇 겹의 보안업무도 이뤄져 청주가 네티즌들이 마음 놓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심이 된다.
이 때문에 NHN서비스는 보안과 관리에 매우 큰 비중을 둔다. 외부인 출입이 차단되는 것은 물론이고 방문객들도 별도로 마련된 접견실에서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야 한다.
직원들 또한 휴대폰이나 휴대용저장장치(USB)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는 등 국가기관급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

김근회 청주지역본부장은 “인터넷기업은 보안이 생명이다. 회사기밀과 운영노하우가 핵심인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 특히 2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휴대폰이나 USB 등의 휴대를 철저히 금지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600명 전원 지역인재 채용
NHN서비스는 청주지역본부 설립을 확정한 뒤 지난 1월 청주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직원 300명 이상이면 대기업을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청주시가 중견기업 2개를 유치한 셈이다.
600명의 젊은 인재들이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에서 최고의 운영 기술을 익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을 올린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도 “처음 NHN서비스가 청주본부를 설립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어떤 기업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적어도 600명의 순수 고용이 이뤄지고 IT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NHN서비스는 필요한 인력을 모두 지역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보안·네트워크 관리, 인사·총무, 검색광고운영, 한게임운영 등의 분야에 단계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1년여 동안 NHN이 갖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 받아 고급 IT인력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회사가 100% 지역인재 채용을 약속하는 것은 소프트웨어개발이 아니라 유지, 운영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근회 본부장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석·박사 등 전공자나 학벌도 중요하게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와 한게임 운영 등의 업무는 학벌 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자세 등 인성이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대학에서 많은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도 네이버의 노하우는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필요한 인재를 모셔오는 것이 아니라 만든다는 게 기본 방침이고 청주권 지역인재들이 학벌을 뛰어넘는 우수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최대 포탈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는 만큼 보안의 수준도 국가기관급이다.

지역 옷을 입는 ‘네이버’

NHN서비스의 청주지역본부 설치는 인터넷 포탈 네이버가 지역 옷을 입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경 없는 ‘정보의 바다’를 호령하는 네이버의 지역화 시도는 내외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우선 데이터와 컨텐츠가 방대해져 운영인력과 함께 보안에 대한 비중도 높아져 여러곳으로 운영센터를 나눌 필요성이 커졌다. 청주에 앞서 강원도 춘천에 지역본부가 설립됐고 이후 호남과 영남권으로 확산할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NHN서비스 측은 ‘직접적인 배경은 네이버와 한게임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은 만큼 이제는 사회에 환원해야 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근회 본부장은 “NHN은 90년대 중반 이후 급성장해 왔다. 올해는 매출액이 국내만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05년 설립된 NHN서비스도 6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을 정도다. 자체적으로 이젠 사회공헌사업을 확대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지방으로 갈 수 있다면 가자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NHN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4년 2294억원이던 연매출이 2006년 6000억원에 근접하더니 지난해에는 9000억원을 훌쩍 넘기는 등 매년 70% 이상 성장해 왔다. 특히 매출원가가 3분의1에 불과해 9202억원의 매출을 올린 지난해 영업이익 3895억, 순수익도 2801억원으로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주가 또한 수직상승해 최근 3년만 보더라도 2만원에서 23만원까지 10배 이상 올랐다.

김 본부장은 “연구개발과 전국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을 담당해야 하는 모기업 NHN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은 어렵겠지만 운영을 전담하는 NHN서비스는 충분히 가능하다. 때문에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환원하자는 취지에 따라 지역본부를 설립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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