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다섯온 일흔 여섯.

산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나무 한 그루를 심어 가꾸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삶이라는 나무 한 그루,

뿌리는 어떻게 내렸는지,
줄기는 어떻게 생겼으며, 가지는 얼마나 균형 갖춰 뻗었는지,
잎과 꽃, 열매, 그리고 이웃 나무들과의 관계까지를
하나 하나 살펴봅니다.

그리고 이 나무가 한 삶을 마감한 뒤에는
무엇에 쓰일 수 있는지까지를 헤아리다가
부끄러워 얼굴이 닳아오릅니다.

평편없이 메마르고 비틀리고 구부정한 나무 한 그루,
딴 것에 관심 쏟느라 돌보지 못하여
시들시들한 잎들과, 시원찮게 핀 꽃이며, 그 끝에 열린 열매들,
하여 뒤늦게 뿌리 둘레에 거름 줄 구덩이 하나 파는 심정으로
오늘 아침을 맞이합니다.

내일은 잎이 조금 더 싱싱해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제 내린 비로 비로소 꽃님달 날씨를 되찾은 깔끔한 아침,
산이 푸르러지는 그처럼
내 인생이라는 나무 또한 그리 싱싱하기를 바라며
두 손을 모읍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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