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잘린 뒤 대전 ㅅ병원서 치료… 경찰 추적에 덜미
모녀와 자매 등 한 방에서 성폭행… 패륜적 범행

지난 10일 새벽 3시경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L모씨(23·여)가 살고 있는 원룸에 복면을 한채 침입, 그녀를 성폭행하려다 혀를 물려 잘린채 도주했던 이모씨(청주시 상당구 영운동·33)가 18일 경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그의 파렴치한 범죄 행각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성이 사는 원룸만을 돌며 강도·강간을 벌였다는 그의 범행은 지금까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것만 42건. 그 동안의 신고를 접수하고. 증거물들을 모아 국과수에 보낸 경찰은 35건이 범인의 유전자 등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 3년간의 범죄 행각
지난 93년과 95년 2차례 각각 특수강간 등의 혐의를 받고 수 년간 옥살이를 한 후 99년 출소한 그는 출소 후 채 1년이 지나기 전인 2000년 여름 다시 범행을 시작한다.
‘강도 후 강간을 하면 여자들이 신고를 못할 것’이라 생각한 그가 여자가 사는 원룸 만을 골라 범행을 시작한 것

2000년 11월 새벽 6시경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P빌라에 베란다 창문을 통해 복면을 한 채 침입한 그는 집주인 A모씨(28·여)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후 달아났고, 2001년 10월 31일 새벽 5시 50분 경에는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Y빌리지에 침입 잠을 자고 있던 L모씨(22·여)를 흉기로 위협, 120만원을 빼앗은 후 역시 성폭행 했다.
수 십차례의 유사한 범행이 꼬리를 물었지만 경험이 많았던 이씨는 지문 등 흔적를 전혀 남기지 않았고, 관할 경찰서에서는 범인을 추적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범인을 잡아야만 확인할 수 있는 정액만이 유일한 단서였던 것이다.

원룸을 상대로 범죄행각을 계속하던 이씨는 모녀나 자매가 함께 있어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일을 처리(?)했다. 모녀와 자매를 제압한 후 한방에서 성폭행하는 패륜적 범행을 저질렀던 것.
2001년 1월 14일 새벽 4시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모 빌라. 화장실 창문을 통해 침입한 이씨는 집주인 이모씨(여·45)와 딸(여21)을 흉기로 위협, 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발을 묶은 뒤 모녀를 차례로 성폭행 했다.

또 지난 5월 15일 새벽 자매가 함께 자고 있던 청주시 봉명동 H빌라에 침입한 이씨는 이들 자매를 흉기로 위협해 제압한 후 ‘학생이니 한번만 봐달라’고 애원하는 언니 (H모씨·20·여)와 동생(17·여)을 성폭행 한 후 자취를 감췄다.

경찰의 검거경위
지난 10일 새벽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에 있는 모 빌라 방범창을 뜯고 침입한 이씨는 L모씨(23·여)를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혀가 1Cm잘려진 채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가 잘린혀를 찾아 봉합하기 위해 다시 범행장소를 찾을것이라 보고 혀를 보관한 채 그곳(원룸)에서 범인을 기다렸다.

그러나 범인을 결국 나타나지 않았고, 경찰은 그가 긴박한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치료를 위해 곧장 병원으로 갔을것으로 판단, 청주시내 병원을 돌며 그의 행적을 뒤쫓았다.
그러나 청주시내 일원의 병원에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인근 도시까지 수사를 확대했고, 마침내 지난 16일 대전 중구 중천동 ㅅ병원에서 사건당일 혀를 봉합한 진료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혀가 잘린채 청주 봉명동 자신의 자취방에 머물던 이씨는 피를 멈출수 없어 지체할수 없자 생각끝에 대전으로 넘어가 오전 8시 30분경 봉합수술을 받았던 것이다.

유전자 감식기술의 개가
그러나 병원의 진료기록에는 이씨의 주소는 물론 전화번호 또한 본인과 다르게 기재 되어있었다.
치료비를 신용카드로 지불한 것을 확인 한 경찰은 추적을 통해 이 신용카드가 경기도에 사는 J모씨의 소유임을 밝혀내고 그를 찾아 나섰다.
이씨의 전 직장선배였던 J씨는 ‘사건당일 이씨에게 만나자는 전화가 와 병원에 같이가서 자신의 신용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했고, 이씨가 혀가 잘린 이유 등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그를 통해 이씨의 주소 등 인적사항과 전화번호를 알아낸 경찰은 지난 18일 오전 11시 50분경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에 있는 그의 집을 급습했고, 거실에서 신문을 보고 있던 그를 검거했다.
35건에서 이씨와 동일한 유전자를 밝혀낸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과 경찰이 피해자 확인 등을 통해 밝혀진 이씨의 범행은 총 42건.
특히 경찰 조사과정 중 이씨는 혀가 잘려 치료를 받은 후에도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었다.

검거되기 하루전인 지난 17일 청주 모충동의 모 빌라에 침입해 B모양(27·여)을 흉기로 위협해 10만원을 빼앗았고, 성폭행 했다는 것.

잠금장치와 방범창 반드시 확인해야
19일 구속된 상태로 유치장에 있는 이씨는 피해자 진술에도 불구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혐의를 전면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사건 담당 형사는 “피해자가 이씨의 얼굴 등 인상착의를 보고 그를 범인으로 지목 해도 증거가 없는 사건에서는 이씨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여죄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범인에게 당한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불안과 공포, 모멸감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또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들어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증가해 방범활동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잠금장치와 방범창을 튼튼하고 견고하게 해야 하며 잠을 자기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늦은밤에는 가능한 여성혼자 외출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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