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중심잡고 화해·조정 능력 회복해야”
“대기업 시공사들도 눈앞 이익 전전말아야” 비판 고조

사직주공 아파트 주민들은 굵은 빗줄기가쏟아지던 지난 23일에도 청주시청을 항의방문, 청주시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벌써 열흘을 넘어섰다. “청주시는 조합설립 인가를 빨리 내줘라.” “무슨 말이냐. 청주시는 특정조합을 편드는 듯한 불투명한 행정부터 중단하라.”
소위 신-구조합과 각 조합의 배후에 있는 시공사들이 주민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주민들은 소속 조합에 따라 번갈아 가듯 청주시청에서의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주민간 분열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청주시의 이해못할 행정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최근 들어 부쩍 높아지고 있다.

2001년 구조합에 대해 설립인가 취소처분을 내린 청주시는 최근 들어선 7월부터 바뀌는 관련법의 시행을 앞두고 “조합원 숫자가 많은 조합에 법적 지위를 부여(설립인가)하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밝히는 등 입장변화를 보였다. 이에대해 신조합측 주민들은 “청주시가 구조합에 설립인가를 내주려고 편파행정을 편다”고 주장하는 한편 구조합측에선 “신조합이 조합원수 등에서 도저히 구조합의 정통성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데, 청주시가 당초 약속대로 조속한 조합설립 인가를 미루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로 정통성 주장하는 신-구조합
그러나 신조합은 “구조합측에 동의서를 제출한 주민들의 의사(意思)가 여러 가지 정황상 진성성을 잃고 있는 등 믿을 수 없는 만큼 구조합이 청주시에 제출한 조합설립 신청서 자료 일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논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사태를 바라보는 제3자는 물론 조합 내부의 양식있는 조합원조차 “신-구 조합 모두 2000명 가까운 조합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데 조합원 총수가 3000명도 안되는 마당에 이는 어느 일방, 또는 두 조합 모두 조합원 숫자를 부풀리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속에서 신조합이 요구한 구조합의 조합설립 신청서 자료 공개에 대해 청주시가 계속 불응하는 가운데, 청주지법이 문서송부촉탁 결정을 내려 이 역시 재건축 사업의 향후 진로를 결정할 중대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신조합은 구조합의 임시총회결의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11일 청주시에 전달된 촉탁서에서 청주지방법원 재판부는 “피고인 사직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구조합)이 청주시에 재건축조합 설립을 위해 제출한 신청서 기록 일체를 재판부에 제출하라”며 “임시총회 결의무효확인 소송의 심리에 필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청주시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11일 구조합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사직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재설립인가 신청에 따른 서류를 보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청주시는 이 공문에서 ‘재건축 결의사항 검토결과 실제 결의한 자와 공부상 소유자가 상이(95명)하며 인감이 서로 다른 등 결의서가 부적한(33명) 부분이 있다. 또 결의서를 철회한 자(노이균씨측 민원제기 991명)중 조합설립 동의자 732명에 대하여 구분소유자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라’고 적시했다.

“이대론 안된다” 자성론 제기
이처럼 사직 주공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은 결국 법원에 계류중인 잇단 소송의 결과가 나와봐야 누구를 주체로 한 조합 중심으로 언제쯤에야 이뤄질 것인지를 가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이 언제 ‘시동’이 걸릴 지 현재로선 전혀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해당사자인 일부 주민들과 지역에서는 “이대론 안된다.” “갈라져 있는 조합들은 물론 각 조합들과 손잡은 시공회사들 역시 모두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이에 앞서 청주시는 조합원간에 벌어지는 경쟁과 반목, 갈등을 치유하는 쪽으로 행정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청주시는 엄정 중립의 자세를 먼저 견지해야 한다.” “주민들도 사소한 이해관계에 얽혀들어 반목에 휩싸이지 말고 조합원간에 일대 타협과 화합을 통해 정통성있는 유일 조합을 다시 결성, 재건축 사업을 원점에서 추진하는 게 옳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가고 있다.

지역은 사직 주공 아파트 조합원 주민들이 지혜를 발휘해 화려한 재건축의 ‘탑’을 성공적으로 쌓을 있을 것인가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청주시 역시 주민 갈등을 더 이상 방칟조장하지 말고 화해와 통합의 행정 기능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는 주문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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