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마다 제각각 … 1위 놓고 일희일비


4·9총선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으나 충북판세는 안갯속이다. 특히 여론조사 공표 종료시점을 맞아 주요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발표가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발표 때마다 지지율이 오락가락하면서 큰 편차를 보여 선거판이 극도로 혼란스럽다.

현재 충북지역은 제천·단양과 충주 등 2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은 투표날까지 가봐야 할 정도로 박빙이다.

이중 1위 자리를 놓고 조사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곳은 청주 흥덕 갑과 보은·옥천·영동, 증평·진천·괴산·음성 등 3곳.

청주 흥덕 갑은 지난달 22일 KBS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오제세 후보 27.4%, 한나라당 윤경식 후보 32.9%로 윤 후보가 근소한 차로 우세를 보였으나, 4일 후인 26일 CJB 조사에서는 오 후보 34.2%, 윤 후보 31.3%로 상황이 뒤집어졌다. 나흘 뒤인 31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 31.5%, 윤 후보 36.0%로 다시 윤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같은 날 조선일보 조사는 오 후보 38.8%, 윤 후보 27.5%로 둘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무려 11.3%나 벌어지며 오 후보가 앞섰다. 조사 때 마다 순위가 바뀌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또 다른 접전지인 증평·진천·괴산·음성선거구에서도 나타나 엎치락뒤치락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CJB 여론조사와 닷새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김경회 후보(28.4%)가 민주당 김종률 후보(26.6%)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같은 날인 31일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민주당 김종률 후보 33.1%, 한나라당 김경회 후보 26.7%로 김종률 후보가 6.4%포인트나 역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은·옥천·영동지역은 CJB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 34.8%, 자유선진당 이용희 후보 31.3%로 심 후보가 3.5%포인트, 31일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심 후보 34.0%, 이 후보 29.5%로 역시 심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섰으나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심 후보 37.2%, 이 후보 25.2%로 무려 12%포인트나 큰 격차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론조사가 춤을 추면서 통상 5% 격차일 경우 나뉘어지던 우세와 열세의 판세분석이 이번 총선에선10% 이상 차이가 벌어져야 판가름이 날 정도다.

김보흠 충북도의회 전문위원(행정학 박사)는 "조사기간동안 민심을 뒤흔들 만한 소재도 없는 상황이고 조사기관 자체가 우리나라 여론조사를 대표하는 곳인데도 왜 차이가 나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조사기관간 표본추출 모집단의 대표성 차이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치열한 대선에 이어 곧바로 돌입한 총선 공천 경쟁 등으로 언론사나 정당 후보들의 여론조사가 폭주해 응답자들 자체가 지쳐 있어 올바른 결과를 얻기가 더욱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도대체 이처럼 왔다갔다하는 조사는 처음 본다"며 "발표가 날때 마다 가슴이 철렁거려 선거운동하러 돌아다니는 것 보다 더 힘들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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