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특전동지회·해병전우회 성명장서 충돌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와 자유선진당 이용희 후보가 박빙의 혈전을 벌이고 있는 보은·옥천·영동선거구에서는 민간단체 및 단체장들의 특정 후보 지지선언이 잇따르며 전선이 확대되고 전투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단체간 갈등과 내분을 예고하는 파열음이 터져나오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일 오후 2시쯤 영동군청 홍보실에서는 이용희 후보 지지성명을 발표하려는 영동군특전동지회 회원들과 해병전우회 임원들이 충돌했다.

두 단체 명의의 성명이 발표된다는 소식을 듣고 홍보실로 달려온 박계용(51) 영동군해병전우회장은 "회장도 모르는 특정후보 지지성명이 어디 있느냐"며 "명의도용 행위를 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항의했다.

이 때문에 언론사에 배부됐던 성명서가 급히 회수되고 해병전우회가 빠진 성명서가 재배부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특전동지회는 "육군종합행정학교 유치시 영동군 40여 사회단체와 함께 당시 이 부의장을 만나 학교를 유치하게 해주면 18대 총선에서 적극 돕겠다고 했다"며 "이 후보가 약속을 지킨만큼 우리도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도 옥천·영동군 11개 농업인단체장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다음날 농업경영인 보은군연합회장단도 이 후보 지지대열에 가세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이 "일반 회원은 물론 임원진의 의견 수렴조차 거치지 않은 특정후보 지지성명은 무효"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특히 영동군에서는 역대 농업인단체 회장 10여명이 일부 농업인단체장들의 일방적 행보를 비판하고, 지역출신 후보의 공개 지지선언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잇단 민간단체의 상대 후보 지지선언에 비상이 걸린 심 후보는 2일 오후 영동읍 부용리 크로바회관으로 군내 농민단체장들을 초청해 수습작업에 들어갔다.

심후보는 이날 이 후보 지지성명을 냈던 단체장들로부터 "회원 의사와 상관없는 개인적 행동이었으니 오해하지 말라. 당선되면 농업인을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는 해명을 받아냈지만 지지철회 요구는 관철하지 못했다.

심 후보는 "특정후보와의 친분에서 비롯된 단체장의 개인 행동이지만 일반 유권자들은 단체의 공식 입장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하고 싶은 생각도 했지만 지역 갈등을 우려해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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