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100% 고용" 구두약속 되풀이, 불신 커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충북의 향토 고속버스업체인 속리산고속이 조만간 금호고속에 매각될 것으로 보이자 속리산고속 노조원들이 '100% 고용승계 약속 문서화'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강경투쟁에 나설 조짐이다.

특히 노조 측은 속리산고속 사주인 송봉명 대표이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각서로 요구하고 있으나 송 대표는 '구두' 또는 '내부 게시글'로만 안심시키고 있어 이번 속리산고속 매각건이 자칫 '제2의 하이닉스 사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속리산고속 측은 지난달 중순경 금호고속측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금은 구체적인 매각대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은 부채를 제외하고 40억∼50억 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체 직원 206명 중 노조에 가입된 직원 139명(운전기사 127명 전원 노조원)으로 구성된 속리산고속 노조측은 전남에 기반을 둔 금호고속이 지난 2005년 코오롱고속 인수 과정을 상기시키며 서면약속이 보장되지 않으면 결국 실직될 위기에 직면할 것이 자명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속리산고속비상대책위원회 한천석 위원장은 "금호고속이 코오롱고속 인수 후 3개월이 경과되면서 코오롱고속 직원들이 서서히 직장을 잃기 시작했다"며 "속리산고속 사주가 100% 고용승계 약속을 각서로 쓰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한국노총에 가입된 노조 측은 강경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변경하는 건을 3일 오전 대의원총회를 통해 결정짓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속리산고속 측은 노조원의 걱정이 기우(杞憂)라고 일축했다.

속리산고속 측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100% 고용승계 및 단체협약 이행을 보장하는 안내문을 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며 "매각돼도 주인만 바뀔 뿐이지 회사명도, 차적지도, 직원들도 바뀌지 않고 지금과 동일하게 승계되기에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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