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개신동 주민 임기택씨 이웃 감동기

한 사람의 선행이 이웃을 감동시켜 ‘청소의 날’까지 제정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 이 같은 일이 청주에서 일어났다. 청주 개신동 학사 1로에 사는 임기택씨(62). 그는 충북대학교 인근의 원룸촌에 산다.

매일 아침 해뜨기 전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골목을 청소한지 6년. 이제 골목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까지 듣는다. 그가 골목 청소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택지지구가 조성 돼 이사를 하면서부터다.
대학교 인근에 24시간 식당까지 있어 젊은이들이 버리고 가는 담빼꽁초며 쓰레기가 산더미라 지나는 사람들이 미간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새벽 청소였다.

지금은 매주 일요일 아침 원룸촌에 사는 사람들이 자진해서 골목으로 나와 청소를 하면서 ‘청소의 날’까지 제정된 상태다. 임 씨는 새벽 청소가 ‘건강에도 좋고’ ‘행인에게 깨끗한 거리를 선물’해 ‘기쁨’까지 줄 수 있어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고 자랑이다.

임 씨는 “어릴적 내 집앞 청소와 눈 치우기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며 “이 같은 일이 이제 미담사례가 되다니 세상이 참 많이 각박해졌다”고 말했다. 임 씨는 “처음 청소를 시작했을 때에 ‘공공근로자’로 오해도 받았다”며 “이제 마을 주민들도 알아보고 동참해 좋다”고 말했다.

임 씨는 5남매를 둔 아빠다. 28년 근무한 LG화학에서 58세의 나이로 정년을 맞은 뒤에도 자식들 뒷바라지에 공사현장의 계약직 경비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한 여름 새까맣게 얼굴이 그을려 가족들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마을의 불법 옥외광고물을 철거하는 일까지 열심이다.

요즘엔 골목가에 화단까지 조성하고 있다. 임 씨는 완연한 봄이 오면 금송화가 만개해 지나는 이들에게 봄 기운을 전할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년을 맞은 뒤에도 자동차 진단평가사와 지게자 운전 등 자격증 4개를 취득하고 있는 임 씨. 그의 잃지 않는 정열과 아름다운 삶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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