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통일기원 한마당서 한바탕 흥 잔치

다섯 번째를 맞은 금강산마라톤대회의 맛은 북녘땅 10km를 달리는 벅찬 감동만이 아니었다. 신선이라도 빚어내기 힘들었을 듯한 아름다운 풍경이 고개를 돌릴때 마다 발길을 옮길 때 마다 천개의 얼굴로 참가자들을 맞았다.

휴전선을 넘어 북녘땅과 인사하며 보이는 첫 인상은 수천가지 형상을 한 바위산들. 수만년 세월 비바람을 이기며 아름다움을 만들어 온 집 채 만한 바위들이 곳곳에 명암을 만들며  솜씨 좋은 화원(畵員)이 그렸음직한 수묵화처럼 펼쳐졌다.


온정리를 지나 발길을 좀 더 깊은 곳으로 옮기면 20~30m가 넘어 보이는 적송(赤松)들이 남측에서 온 손님들을 맞는다. 이곳 사람들은 특별히 금강송(金剛松)이라 부른다. 바위산이 수묵화를 연출했다면 굽이굽이 옥색빛 냇물이 흐르는 구룡연계곡은 신선들이 오갔을 법한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마라톤에 녹초가 된 참가자들이 낮동안산행을 통해 정기를 온몸에 빨아들이고 온천수에 피로를 씻어냈다면 어둠이 깃든 금강의 밤은 흥과 신명의 잔치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둘째날 저녁 금강산호텔 로비에서 열린 ‘통일기원 참가자 한마당 축제’에서 뜨거운 열기를 유감없이 발산했다.

전문MC 박용관 씨의 사회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한마당축제는 마라톤 입상자 시상식과 작은음악회, 참가단체들이 마련한 푸짐한 경품 행사로 꾸며졌다.
바리톤 최재성·소프라노 장은주 씨의 무대는 금강산을 닮은 듯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앙코르가 잇따르며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고 최재성 씨는 뒤풀이로 마련된 하늘라운지에서 북측 여성들과 함께 멋진 무대를 이어가기도 했다.

두 성악가가 감동을 전했다면 통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른 김형규 씨는 흥과 신명을 제대로 전한 공신이었다. 청주대 그룹사운드 셀러멘더스의 싱어로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하기도 했던 김 씨는 7080 포크 음악으로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 끌어냈다. 관객도 흥분하고 가수도 흥분하고…. 금강산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음악회 중간중간 추첨을 통해 정해진 경품의 주인만 80명. 생활용품세트(LG생활건강), 친환경선물세트(코시바이오), 쌀(충북농협·청원군), 사과비타민세트(충주시), 황토대추(보은군), 곳감세트(영동군), 고춧가루(음성군), 마늘고추장세트(단양군), 산삼양주 휘(충북소주) 등 푸짐한 선물이 주인을 찾았다.

오디오(호암종합건설)는 신병용 씨(하이닉스반도체)가, 29인치TV(충북지구JC)는 이진희 씨(농협보은군지부)가 당첨됐으며 이종구 씨(세미텍)가 1등 격인 지펠냉장고(NE컨벤션&웨딩센터)의 주인이 되는 행운을 안았다.
참가자 신우경 씨(신우정보시스템 대표)는 “관광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의미있는 행사일줄은 몰랐다. 내년에는 가족과 함께 참가해 1등 경품 당첨에 도전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금강산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은 갓난아기에서부터 팔순 어르신들 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친구와 직장동료, 가족 등 참가하게 된 동기도 가지가지다.
10km를 뛰어야 하는 마라톤인 만큼 단체 참가자들은 금강산마라톤대회를 더욱 빛나게 한다.


농협충북본부

농협충북지역본부는 우수고객을 초정하는 사은행사를 겸해 참가했다. 이종환 본부장과 남성옥 부본부장 부부를 비롯해 직원과 고객 100여명의 참가자 대부분이 마라톤을 완주하며 화합을 과시했다.

이들은 또 미리 준비해 온 농협 홍보 깃발을 들고 달리는 등 대회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도 한몫했다. 특히 마지막날 해금강에서 열린 기원제에서 이 본부장은 “농협이 농촌경제 활성화와 기업의 발전으로 잘사는 충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나아가 남과북이 하나가 돼 세계속에 웅비하는 한민족의 멋진 기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하늘과 바다의 신께 빌었다”고 말했다.


세미텍(주)

오창산업단지 내 위치한 세미텍(주)은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로 지난해 벤처대상을 수상했고 코스닥 등록도 임박한 유망기업이다.  세미텍은 김원용 대표를 비롯해 17명이 단체로 참가, 벤처기업 특유의 패기로 행사 내내 흥을 주도했다. 특히 이종구씨가 지펠 냉장고 경품에 당첨되자 참가자 전원이 환호성을 울리며 기차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통기타 가수 김형규씨의 노래에 맞춰 10여분간 흥겹게 기차춤을 추자 다른 참가자들이 동참해 한마당축제의 대미를 장식 했으며 이 씨는 냉장고 당첨 기념으로 ‘한 턱 쏘겠다’고 즉석에서 약속하기도 했다.


한길모임

청주대 졸업생 모임인 ‘한길 모임’ 회원 38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한길 모임은 대학 재학시절 총학생회장, 대의원장 등 회장단으로 활동한 졸업생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1978년 3월 결성한 한길 모임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남기헌 회장(충청대 행정학과 교수)은 “30년 세월을 한 마음으로 이어온 회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지역에서 벌이는 사업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금강산마라톤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김용기 씨(60학번)를 초대회장으로 부회장 김중길 씨(64학번) 등 20여명으로 시작한 한길 모임은 후배들에 대한 장학사업을 꾸준히 해오는 한편, 총동문회에서도 주축이 돼 활동하면서 학교발전을 위한 정책제안을 학교당국에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김금성 부회장(80학번·석화물류 대표)은 “뜻을 같이하는 후배들의 참여를 독려해 청주대가 우리나라 중심사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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