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앞두고 청주시청 산하 공무원들을 상대로 또다시(?) 흰떡 수요조사가 벌어졌다. 지난해 12월말 신정맞이 흰떡 판매행사를 벌인 지 불과 1개월만이었다. 흥덕구청의 경우 총무과를 중심으로 각 과별로 흰떡 구입 희망자를 조사했다. 하지만 어떤 단체가 어떤 목적으로 흰떡 판매사업을 하는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은 굳이 묻지 않더라도 떡판매의 실체를 짐작하고 있었다. 더구나 판매주체를 '밝힐 수 없는 속사정'까지 간파하고 있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떡판매에 나선 단체는 청주시청 간부 부인회였다. 해마다 시청 공무원을 상대로 판매수익사업을 벌여 여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사업을 벌여왔다. 연례행사로 소리없이 이어온 판매사업이 제동이 걸린 것은 공무원직장협의회 때문이었다. 충북공대위 김병철위원장(청주시 흥덕구청직장협 )은 "부인회의 사회봉사 활동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며 판매사업의 방식을 개선해 보자는 것이다. 친목단체인 부인회가 공조직을 이용해 손쉽게 주문결제까지 받고 수익금 내역과 사용처에 대해서는 공개조차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주문도 희망자만 받는다고 하지만 위계조직의 특성상 거부하기 곤란하고 과별로 차이가 벌어지면 수요조사보다 많은 양을 주문해 나중에 과비로 결제하는 경우도 있다. 신정맞이 판매한 지 한달만에 또 구정맞이 판매사업을 벌이다면 결국 만만한 공무원 호주머니 털어서 생색은 부인회가 내는 셈이다. 작은 부분부터 민주적, 공개적으로 바꾸자는 것이 공직사회 개혁의 기본정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직장협의 반발에 따라 희망자가 예년보다 줄어들어 모구청의 경우 흰떡 수요조사 결과 170개(1봉지 1만원)로 나왔지만 신청량은 300여개로 부풀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허수 주문량에 대한 대금결제가 실·과장 개인부담으로 될 지 과비로 충당될 지 두고 볼 일이다. 최근 공무원직장협 집행부는 김동기부시장과 면담을 갖고 수익금·사용처 공개, 판매대금 계좌납부 등의 개선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부시장은 '이번에는 이미 주문신청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향후 방법을 개선해 보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직장협의 반발에 대해 간부 부인회 강영희총무는 "해마다 불우이웃 김장담가주기, 환경미화원·자원봉사자 식사대접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1년 사업비가 대략 1000만원정도 소요되는데 회비 이외에 부족분을 판매수익금으로 보충하고 있다. 명절을 맞아 흰떡은 어느 집이나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권유하는 것이지 절대 강매차원이 아니다. 하지만 주문결제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만이 있다면 방법을 다시 논의해 보겠다. 판매사업의 목적과 취지를 감안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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