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으로부터 공천배제된 이용희 국회 부의장(77·보은·옥천·영동)이 17일 자유선진당에 입당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그의 여의도 입성여부와 충북 선거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내 인물영입작업이 지지부진했던 자유선진당 충북도당으로서는 이 부의장이라는 거물급이 입당함으로써 충북지역에서 교두보를 구축했다며 추가 인물 영입에도 자신감을 얻은데다 몇몇 의석수 확보까지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50년이란 정치풍랑을 겪은 이 부의장을 당이 쫓아낸 격이 됐다"고 안타까워하며 이 부의장의 자유선진당 입당에 따른 후폭풍이 청원과 청주를 비롯한 충북권 전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도내 총선판도가 통합민주당과 양당 대결로 갈 것으로 대비해 전략을 수립했으나 자칫 3파전으로 흐를까 적잖게 신경쓰고 있다.

이번 이 부의장의 행보에 이 지역 통합민주당원들의 '동반여부'도 주목된다.

이 부의장측은 3개 지역 3만6000여명의 통합민주당원 가운데 적어도 90% 이상은 따라오지 않겠느냐고 밝혔으나 당원들의 탈당 도미노현상이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2010년 지방선거에 뜻을 두고 있는 예비후보들과 당원들이 이 부의장과의 '인간적 의리'때문에 통합민주당을 탈당하더라도 '정치적 신념'을 버리거나 '정치적 꿈(야망)'의 득실을 따지지 않은채 무조건 자유선진당에 동반 입당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이 부의장의 입당과 기자회견장에는 한용택 옥천군수와 정구복 영동군수를 비롯해 1명의 도의원, 8명의 군의원, 일반 지지자 등 80여명이 함께했다.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자리하지 않은 이향래 보은군수와 일부 기초의원, 당원들의 자유선진당 입당여부 등 향후 행보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총선에서 이 부의장의 당락도 쉽게 점칠 수 없다.

다른 야당에서도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 부의장과 한나라당 심규철 충북도당위원장과의 '리턴매치'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그의 강점은 막강한 조직력이다.

이 부의장은 1960년 5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7번 낙선하고, 4선을 기록하는 등 이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당시 보은·옥천·영동 지역은 정동영 후보에게 70%가 넘는 표를 몰아줘 초반 손학규 후보에게 밀리던 정 후보가 역전하는 발판을 마련해 준 '이용희의 힘'은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했다.

대선에서도 정 후보는 옥천에서 32.1%, 영동에서 26.5%를 득표했다. 정 후보의 전국 득표율(26.1%)과 충북 득표율(23.8%)보다 높은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했을 때도 보은·옥천·영동 군수선거에선 이 부의장의 지원을 받은 세 명의 후보들이 모두 승리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의장의 당선이 힘들 거란 전망도 내놓는다.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이 지역 득표수 1만5700여표가 모두 이 부의장에게 몰린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민주당 역시 이 부의장의 탈당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유일한 공천신청자로 남은 김서용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45)를 공천할 수 밖에 없어 옥천지역 유권자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높다.

이 부의장이 이 지역에서 4선을 기록했지만 7번이나 낙선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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